법인보험대리점 경쟁 치열, 보험 영업환경 변화에 자회사형이 우세

▲ 구도교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이사(오른쪽)가 2021년 4월1일 서울시 영등포구 63한화생명빌딩 별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식에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부터 회사 깃발을 전달받은 뒤 회사 깃발을 흔들고 있다. <한화생명>

보험사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과 기존 법인보험대리점 사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을 키우는 데 힘을 싣는 데다가 수수료정책 규제 및 고용보험 의무화 등 영업환경 변화로 기존 법인보험대리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생명) 신한금융플러스(신한라이프) 미래에셋금융서비스(미래에셋생명) ABA금융서비스(ABL생명) 마이금융파트너(현대해상) 등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 2월 출범한 마이금융파트너는 지방점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과 영등포에 직영지점을 열었고 강원 춘천 원주, 충북 청주, 광주, 부산, 울산 등에 직영지점 준비하고 있다. 안성과 청주 구로 부산에는 지사 형태로도 영업조직을 확장한다.

마이금융파트너는 설계사를 육성하고 현대해상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전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험 보장분석 등을 제공하며 영업활동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ABL생명은 6월 말 ABA금융서비스에 49억 원 규모의 추가증자를 진행했다. 

ABA금융서비스는 2019년 1월 출범했다. 출범 당시 1억6천만 원이던 초회월납 실적은 올해 3억 원대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설계사는 400여 명에서 850여 명으로 늘었다. 이번 증자를 통해 더 큰 규모의 법인보험대리점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중국계 보험사인 ABL생명은 국내 철수설도 나오기도 했는데 자회사형 법입보험대리점을 강화하면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출범한 지 1달여 만에 매출 기준 법인보험대리점 업계 1위인 지에이코리아의 매출을 넘었다.

월납보험료 기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5월 매출은 56억5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에이코리아의 5월 매출은 53억 원이다. 6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매출은 74억9900만 원으로 더 늘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설계사 1만9천여 명, 500여 개 영업기관과 임직원 1300여 명, 자본금 6500억 원을 보유한 '매머드급' 법인보험대리점으로 올해 4월 출범했다.

신한라이프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에 힘을 싣고 있다.

신한금융플러스는 올해 들어 리더스금융판매의 일부 사업부를 인수하며 설계사 수를 3200여 명으로 늘렸다. 4월에는 신한라이프로부터 3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받았다. 신한라이프가 지난해 8월 신한금융플러스 설립 당시에도 200억 원의 자본금을 출자한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추가로 자금이 투입된 것이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3월 출범과 동시에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24억2000만원)을 거둔 바 있다. 4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출범하면서 매출(4월 22억4000만원, 5월 19억2000만원)은 다소 줄었지만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으로서 시장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본사의 보험상품뿐 아니라 종합금융상품 판매회사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속 설계사 3300명 전체 인원을 자회사로 재배치하고 운영자금으로 700억 원을 투입하며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의 외연 확장 및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반면 기존 법인보험대리점들은 영업환경이 이전보다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1200%룰이 시행되면서 법인보험대리점의 장점 가운데 하나가 사라졌다. 

1200%룰은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첫해 모집수수료(판매수수료+인센티브)를 보험계약자가 내는 1년치 보험료(월납보험료의 12배) 안으로 제한하는 조치다. 

제도 시행 전 법인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는 1400~1500%를 수수료로 받는 보험사 전속설계사보다 통상 더 높은 수수료를 받았다. 이에 더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법인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하는 보험사의 전속설계사가 많았다. 

하지만 1200%룰이 시행돼 수수료 상한선이 정해진 만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영업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속설계사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 설계사들이 일반 법인보험대리점 설계사들보다 유리해졌다. 법인보험대리점에서 원수 보험사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으로 다시 옮겨가는 설계사들이 늘어날 것으로도 전망된다.

7월부터 보험설계사들의 고용보험 의무화가 시행된 점도 법인보험대리점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고용보험 의무화는 원수 보험사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 일반 법인보험대리점 모두 적용되지만 자본력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일반 법인보험대리점의 부담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