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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놓고 말 아껴, X파일 검증대 오르는 일도 미뤄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6-29 16: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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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선거 출마를 사실상 밝혔는데도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는 말을 아꼈다.

지지율 추이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행보를 보고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국민의힘 입당 놓고 말 아껴, X파일 검증대 오르는 일도 미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 전 총장은 29일 윤봉길기념관에서 연 정치참여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입당을 고려하는지 묻는 기자 질문에 “국민의힘이 과거 탄핵도 겪었고 국민이 보기에 미흡한 점도 많겠지만 자유의 가치 측면에서 국민의힘과 철학을 같이 한다”며 “지성과 상식을 지니고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에 동의한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다만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의사를 묻자 윤 전 총장은 “그 문제는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입당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여전히 결정을 유보한 것이다.

당초 윤 전 총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적 거취를 더욱 분명히 밝힐 것이라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새로운 게 별로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윤 전 총장이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데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 입당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자칫 '실익' 없이 국민의힘 경선 흥행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당에 기반이 전혀 없어 이런 우려가 큰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신경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서 “정당에서 대선주자를 꽃가마로 모신다고 얘기하지만 꽃가마인 것 같은데 타면 밑이 없어서 떨어질 수도 있고 길을 이상하게 인도해 진흙탕길로 인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진영 국민의힘 서울동작구갑 당협위원장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윤 전 총장이 ‘이거 불쏘시개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전례들이 있기 때문이다”며 “꽃가마가 상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에 들어왔다가 본인을 향한 견제 때문에 본인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할 수 있어서 당분간 밖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입당하면 국민의힘 안에서 더 혹독한 검증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간다면 경선을 치르는 여러 후보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된다. 당장 당내 경쟁자들로부터 ‘X파일’ 의혹이나 국정능력 등을 놓고 날카로운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대선 출마를 밝힌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 등 당 밖 대선주자의 높은 지지도와 관련해 “능력 검증 과정에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의원도 전날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정책 토크쇼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정치 초년생 대선후보가 나와 국민적 신뢰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이런 상황을 우려해 당 밖에 머문다면 경쟁자들이 '결정적 공격'에 나서지 못할 공산이 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을 영입해야 하는 처지이다. 그가 들어와야 경선 흥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윤 전 총장을 거칠게 몰아붙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를 심상치 않게 여긴다면 국민의힘에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입당하는 쪽으로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여론 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1~23일 사흘 동안 18세 이상 1006명으로부터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을 고른 응답은 20%로 전주 조사보다 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포인트 오르며 27%로 집계됐다.

윤 전 총장이 오차범위(신뢰 수준 95%에 표본 오차는 ±3.1%포인트) 밖에서 이 지사에게 뒤지고 있는 결과다.

윤 전 총장이 여전히 1위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지만 최근 하락세를 보인다는 사실은 대체로 일치한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정체 내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X파일과 같은 의혹과 더불어 윤 전 총장의 애매한 정치행보도 한몫 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입당으로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입당 이벤트를 통한 지지율 반등을 꾀할 수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다른 당 밖 대선주자의 거취도 윤 전 총장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최 원장은 윤 전 총장의 낙마에 대비한 ‘플랜B’로도 거론된다.

최 전 원장은 전날 감사원장에서 물러난 뒤 대선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원장 역시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전 총장이 이재명 지사와 경쟁에서 막상막하로 가면 보수진영이 지지를 몰아주겠지만 그 이하로 떨어지면 곤란해지기 때문에 대안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층 향방을 놓고 “최재형 전 원장이 대안으로서 충분하다라는 판단만 생기면 충분히 최 전 원장으로 쏠릴 수도 있다”고 봤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입당을 권유하는 손짓을 보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장소에는 정진석·이종배·권성동·정점식·박성중·안병길 등 국민의힘 20여명이 참석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을 두고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지가 담긴 훌륭한 연설”이라며 “젊은 세대가 배척하는 애매모호한 화법이 아니라 직설적·구체적 화법이 인상적”이라고 호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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