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윤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일부 BMW 디젤차량에서 발생하고 있는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에 촉각을 세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BMW코리아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과거 차량화재 발생으로 줄었던 판매량을 최근에야 회복하고 있는데 차량 품질 논란이 다시 불거진다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BMW 이번엔 ‘주행 중 시동꺼짐’, 한상윤 판매량 회복에 찬물 맞나

▲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23일 BMW코리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BMW 일부 디젤 차종의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함께 원인파악을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BMW코리아에서 수입 판매한 디젤 차량 일부 기종에서 고속주행할 때 시동꺼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잇달아 제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업계에선 시동꺼짐 현상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원인 파악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주행중 시동꺼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BMW 디젤 차종은 다양하다.

온라인에서는 ‘BMW 시동꺼짐 대책 힘모음방’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개설될 정도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당 카페의 ‘실제 시동꺼짐 등록방’ 게시판에는 BMW의 X5 E70이나 BMW 3시리즈인 320d, BMW X6 30d 등의 차량에서 주행중 시동꺼짐 문제가 발생했다는 '인증글'이 많다.

아직까지 시동꺼짐의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BMW코리아에선 저가 연료를 사용해 연료 계통 부품에 쇳가루가 쌓여 발생하는 문제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BMW 디젤 모델에는 고압펌프로 연료를 분사해 출력을 높이는 기술이 적용됐는데 저가 원료에 쇳가루가 섞여 시동꺼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BMW코리아에서는 무상수리로 대응할 뿐 리콜을 실시하진 않고 있다.

현행법상 엔진이나 조향장치 등 차량 운행과 직결되는 부품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부품을 사용하면 제조사에서는 리콜을 진행해야 한다.

고속주행 중에 시동이 꺼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은 국토교통부가 정확한 원인을 신속하게 파악하거나 BMW코리아에서 리콜을 시행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상수리와 리콜은 제작 수입회사가 무상으로 제품을 수리하는 점은 같다. 하지만 리콜은 시정 기간의 종료일이 없어 마지막 한 대까지 무료로 수리할 잭임이 수입회사에 있다.

반면 무상수리는 시정 기간의 종료일이 있어 기간 내에 수리를 받지 못한 소비자는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차이가 있다.

BMW코리아는 리콜과 관련해서 국토교통부가 조사를 하고 있는 사항인 만큼 수입판매사가 결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사장으로서는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한 사장은 2019년 4월1일 대표이사직을 맡아 BMW 차량 화재사고 수습을 맡았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 왔는데 또 다시 품질 문제를 마주한다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가 시동꺼짐 문제의 원인을 제작결함으로 판단한다면 BMW 차량 품질이 다시 도마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앞서 BMW코리아는 2016년 차량 화재사고가 발생한 이후 2017년 배기가스 시험성적서 조작 문제, 2018년에 다시 BMW 차량 화재 사고가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품질과 관련한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

더구나 아직까지 화재 관련 품질 문제도 완전히 수습하지 못한 만큼 시동꺼짐 문제의 원인에 따라 판매량이 다시 꺾일 가능성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4월1일 BMW 520d 등 31개 차종에서 모두 22만1172대와 관련해 리콜을 명령했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진행한 점검 리콜 중에 6천여 대에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의 균열 의심 사례가 확인돼 화재를 막기 위해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결함은 2018년 BMW 차량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것으로 여전히 화재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된다. 아직까지 화재차량이라는 불명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BMW코리아는 2016년 처음 차량 화재사고가 발생한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뒤에 줄곧 2위에 머무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량을 회복하면서 메르데세스-벤츠코리아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국내에서 BMW는 모두 2만9759대 팔렸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는 3만5342대 팔아 두 브랜드에 판매량 격차는 5583대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00대 가량 좁혀졌다.

BMW 차량의 연도별 국내 판매량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BMW는 국내에서 2017년에 5만9624대에서 2018년 5만524대, 2019년에 4만4191대까지 감소했다가 2020년에 5만8393대까지 늘어나면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시동꺼짐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리콜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조사 중인 사안이라도 무상 수리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의 안전과 만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