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컨소시엄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는 GTX-C노선 설계안을 제시했는데 주민들은 노후화된 아파트에 안전문제가 발생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서울 은마아파트 주민, 현대건설 GTX-C 지하통과 설계안에 거센 반발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18일 은마아파트 주민에 따르면 강남구청장 승인 아래 7월17일 재건축조합설립 추진위원장을 새로 뽑는 선거를 진행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와 함께 GTX-C노선 지하통과 관련 대응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GTX-C노선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히면서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은마아파트 지하통과를 우회하도록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GTX-C노선이 지하 40m 깊이를 지나가는 대심도 철도지만 은마아파트가 1979년 준공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사와 열차 운행 등으로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GTX-C노선 공모에 참여한 건설사들을 상대로 그동안 꾸준히 노선 우회를 요구해왔다.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본사 앞에서 노선 우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고 15일에는 GTX-C노선 사업자 선정을 위한 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도 찾아갔다. 

GS건설 컨소시엄은 GTX-C노선 설계안에 은마아파트를 우회하는 방안을 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GS건설은 삼성물산과 함께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로 선정돼 있어 은마아파트 주민 반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삼성물산은 3월 말 갑작스럽게 GTX-C노선 공모 입찰을 포기했는데 은마아파트 주민 반발을 고려했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는 설계안을 제시했고 별다른 설계변경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은마아파트가 GTX-C노선의 주요 정차역인 서울 서초구 양재역과 서울 강남구 삼성역을 잇는 중간지점에 있는 데다 현대건설이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서 수주를 노리는 재건축사업이 많아 설계변경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조합 설립으로 재건축사업이 가시화된 개포주공아파트5·6·7단지는 4월 GTX-C노선이 지하를 통과하면 시공사 선정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공문을 건설사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를 통과하지 않으면 개포동 재건축단지를 지나 탄천 쪽으로 우회하는 설계를 해야하는데 공사구간이 길어지는 데다 개포동 재건축사업 수주에도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 현대건설이 고르기 쉽지 않은 방안이다”고 바라봤다.

이 때문에 은마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GTX-C노선 지하통과를 수용하고 이에 따른 재건축사업 인센티브를 정부와 서울시에 요구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사업을 놓고 그동안 정부, 서울시와 의견이 여러 번 충돌해 정비계획안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GTX-C 지하통과를 계기로 요구사항을 관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비계획안은 용적률, 세대 수, 임대주택 비율 등을 정하는 재건축사업의 밑그림이다. 

은마아파트가 정비계획안만 확정할 수 있다면 시공사가 선정돼 있는 만큼 재건축사업은 다른 단지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