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씨에스윈드 대표이사가 풍력발전타워분야에서 세계 1위를 지키기 위해 육상 풍력발전에 이어 해상 풍력발전으로 사업 확대에 고삐를 죌 것으로 전망된다.

씨에스윈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해상 풍력발전의 성장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씨에스윈드 풍력타워 1위 지킨다, 김승범 미국에서 해상풍력 확장

▲ 김승범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15일 씨에스윈드에 따르면 김승범 대표는 미국 동부에 해상 풍력발전타워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9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21’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상 풍력발전타워 생산시설 마련을 위해 뉴욕과 뉴저지 항구를 여러 번 답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이런 행보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해상 풍력발전 확대계획에 발맞춰 사업기회를 넓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4월 미국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30기가와트(GW) 규모 해상 풍력발전소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프로젝트 허가 절차 간소화 및 공공자금 조달 확대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는 다소 무리한 계획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해상 풍력발전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이 세계 최대 해상 풍력발전시장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 대표는 씨에스윈드가 미국 내 생산비중을 높이면 반덤핑 리스크도 줄일 수 있고 현지 생산을 통해 운송비 등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상 풍력발전타워는 바다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육상 풍력발전과 비교해 타워 규모가 크고 무거운 점도 고려해 미국 현지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씨에스윈드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풍력발전 타워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 16%를 차지해 1위에 올라 있다. 

다만 2위권 기업(10% 안팎)과는 차이가 크지 않아 해상 풍력발전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일이 풍력발전타워 분야 1위를 지키는 데 중요하다.

씨에스윈드는 지금까지 주로 육상 풍력발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는데 2017년부터 해상 풍력발전타워시장에 진입해 4년째 노하우를 쌓으며 사업 확대의 기회를 노렸다.

씨에스윈드는 최근 1억5천만 달러를 투입해 덴마크 풍력발전기업체 베스타스의 미국 풍력타워공장 지분 100%를 인수했지만 이 공장만으로는 해상 풍력발전 시장을 공략하기는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발전업계에서는 씨에스윈드가 미국 해상 풍력발전시장에 더욱 쉽게 진입하기 위해 유럽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합작회사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해상 풍력발전시장은 육상 풍력발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고 성장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해상 풍력발전시장은 육상 풍력발전 규모의 85%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육상 풍력발전시장 규모는 입지 등의 한계로 정체되거나 역성장할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세계 풍력에너지위원회(GWEC)에 따르면 2019년 말까지 29기가와트였던 해상풍력 설비용량은 2030년 234기가와트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선 씨에스윈드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바라본다.

김 대표는 좋은 실적을 기반으로 해상 풍력발전 투자를 확대해 풍력발전타워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다지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씨에스윈드 관계자는 “해상 풍력발전은 설치도 힘들고 염분이나 조수간만의 차이에 따른 스트레스도 고려해야 해 만들기가 어렵다”며 “그만큼 기술력을 필요로 하고 시장전망도 좋아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기회를 넓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