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크기 축소에 기여하는 이미지센서 신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이미지센서 강자 소니를 따라잡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에 돌출된 카메라모듈은 소비자의 불편을 낳는 요소 중 하나다. 여러 모바일기업은 카메라 성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용자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새로운 센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스마트폰 ‘카툭튀’ 줄인다, 소니 이미지센서 추격

▲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 카메라모듈이 튀어나와 있다. <삼성전자>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JN1은 카메라모듈 돌출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된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시스템반도체다.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 등에 탑재돼 사진 및 영상을 구현하는 데 사용된다.

아이소셀JN1의 특징은 이미지센서 화소 크기가 0.64㎛(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존에 삼성전자가 선보였던 이미지센서들의 화소 크기는 최소 0.7㎛였는데 한 단계 더 축소됐다.

이미지센서는 수많은 화소가 빽빽이 밀집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화소 하나하나의 크기를 줄일수록 전체 이미지센서 크기도 줄어든다. 이미지센서 크기를 줄이면 이미지센서가 탑재되는 카메라모듈도 소형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카메라모듈에 아이소셀JN1을 적용할 경우 0.7㎛ 화소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것보다 카메라모듈 높이를 10%가량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소 크기가 더 큰 이미지센서들과 비교하면 카메라모듈 축소의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모바일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평준화하면서 카메라 쪽에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카메라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화소 수가 많은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거나 렌즈의 초점거리를 늘려야 한다. 카메라모듈 크기를 키우는 일이 불가피해졌다는 뜻이다.

IT매체 안드로이드어소리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화소, 더 창의적 렌즈 구성, 강력한 플래시, 레이저 초점기능 등이 카메라모듈에 적용되고 있다”며 “이런 기능들은 모두 더 큰 카메라모듈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후면 카메라모듈이 툭 튀어나온 모양, 이른바 ‘카툭튀’가 보편적 디자인으로 자리잡은 이유다.

하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카메라모듈만 돌출된 모습을 꺼리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카툭튀는 스마트폰의 소비자경험을 저해할 수도 있다. 따로 커버를 씌우지 않으면 스마트폰을 평평한 바닥에 내려놓고 사용할 때 화면이 들썩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돌출된 카메라모듈을 외부충격에서 보호하는 일도 고민거리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이미지센서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모바일기업들로부터 상당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센서가 판매량이 가장 많은 중급 스마트폰 쪽에 주로 도입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급 스마트폰에 강점이 많은 글로벌 고객사들이 눈독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아이소셀JN1은 요즘 휴대폰에서 흔히 보이는 거대한 카메라모듈 크기를 줄이기 위해 설계됐다”며 “대부분 보급형, 중급 스마트폰에서 사용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스마트폰 ‘카툭튀’ 줄인다, 소니 이미지센서 추격

▲ 0.7㎛ 화소 이미지센서와 0.64 화소 이미지센서 기반 카메라모듈의 높이 차이. <삼성전자 유튜브 갈무리>

삼성전자가 새 센서를 앞세워 고객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 데 성공하면 이미지센서 강자 소니와 이미지센서사업 격차가 이전보다 더 빠르게 좁혀질 수도 있다.

소니는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쪽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삼성전자와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작년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시장 점유율은 소니 46%, 삼성전자 29% 등으로 집계됐다. 두 기업의 점유율 격차는 2019년 31%포인트에 이르렀는데 1년 만에 17%포인트까지 축소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앞선 반도체기술을 이미지센서분야에서도 적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015년 업계 최초로 1.0㎛ 화소 이미지센서를 내놨다. 뒤이어 0.9㎛, 0.7㎛ 화소 크기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소니를 앞섰다. 

이런 화소 미세화 기술을 바탕으로 2019년에는 소니보다 먼저 세계 첫 1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모바일기업들은 삼성전자의 첨단 이미지센서에 호응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삼성전자가 1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처음 개발했을 당시 삼성전자보다도 앞서 스마트폰에 해당 제품을 탑재했다. 샤오미는 최근에는 중급 스마트폰에도 삼성전자의 1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넣기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