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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한국전력 맡은 정승일, 산업부 차관 경력으로 전기료 풀까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1-06-07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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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6월부터 한국전력공사의 새 사장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정승일 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에너지정책을 설계해 온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정승일 사장이 한국전력의 사장으로 임명된 의미는 무엇일까?

그 의미와 함께 정승일 사장이 한국전력에서 풀어야 할 현안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이상호 기자


곽보현(이하 곽) : 정승일 전 산업부 1차관. 이제는 한국전력 사장이죠.

산업부 차관 출신이 한국전력 사장으로 오는 것은 사실 흔한 일이긴 합니다.

이렇게만 보면 사실 별다르게 눈에 띄는 인사는 아니에요.

이상호(이하 이) : 네. 그렇습니다.

직전 사장인 김종갑 전 사장도 그렇고 그 앞에 조환익 전 사장 역시 산업부 차관 출신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정승일 사장은 앞 두 사장과는 차이가 좀 있는데요.

바로 차관에서 물러난 뒤 거의 바로 한국전력 사장으로 이동했다는 점입니다.

곽 : 한 번 따져 보죠.

조환익 전 사장은 2006년 1월까지 산업자원부 차관을 했다가 한국전력 사장이 된 것은 2012년 12월입니다.

김종갑 전 사장은 2007년 2월까지 산업자원부 차관을 했다가 2018년 4월에 한국전력 사장이 되고요.

각각 차관에서 물러난 뒤 한국전력 사장이 될 때까지 조환익 전 사장은 거의 7년, 김종갑 전 사장은 10년의 간격이 있네요.

이 : 반면 정승일 사장은 2020년 11월에 차관에서 물러납니다.

그리고 2021년 3월에 한국전력 사장 공모절차가 진행됩니다.

차관에서 물러난 지 반 년도 안돼 사실상 한국전력 사장이 되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셈이죠.

앞서 조환익, 김종갑 전 사장은 산업부 차관에서 한국전력 사장까지 7년, 10년 정도 간격이 있었는데 사실 그 정도 시간이면 산업부 관료들과 인적 관계도 비교적 약해졌을 테고 정부 정책의 연속성 같은 것은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뒤집어 생각했을 때 한국전력 내부 혹은 정부에서 정승일 사장에게 산업부 관료들과 인적 관계, 정부의 기존 에너지정책 연속성 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이야기도 될 겁니다. 

곽 : 이번 한국전력 사장 공모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점도 정승일 사장을 향한 기대와 관련해서 좀 짚어볼 만한 점인 것 같아요.

김종갑 전 사장은 연임을 원했지만 결국 좌절됐고 처음 공모절차에서는 정승일 사장 혼자 지원을 해서 4월 초까지 한 차례 재공모가 진행되기도 했죠.

이 : 한국전력 사장 임명에서 지원자가 1명이라 재공모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재공모 자체는 2008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 당시는 한국전력 임원추천위원회가 내부 출신 인사만 추천을 해 정부가 재공모를 결정한 것으로 이번과 상황이 다릅니다.

곽 :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사실상 정부에서 정승일 사장을 이미 내정했다는 말이 돌았다고도 하죠.

이 : 진위야 알 수 없지만 그만큼 현재 정부에게 정승일 사장이 한국전력 사장으로서 매력적 카드라는 의미도 될 것 같습니다.

곽 : 정승일 사장의 어떤 점이 그렇게 문재인 정부에 매력적으로 비춰지는 걸까요?

이 : 정승일 사장은 2016년 10월에 한 차례 공직에서 물러났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2018년 1월에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되는데요.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되고 8개월 정도 지나 2018년 9월에 다시 산업부 차관으로 부름을 받습니다. 

차관이 된 뒤에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수소경제 활성화 등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이끄는 역할을 맡습니다.

곽 : 현재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네요.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현재 정권의 마지막까지 한국전력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탈석탄 등 에너지 전환정책의 추진과 관련해 기대되는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인력이라고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곽 : 근데 정승일 사장이 당장 해야 할 일부터가 만만치는 않아 보입니다.

바로 전기료 인상 문제인데요.

이 : 일단 전기료를 인상하지 않으면 한국전력이 올해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는 듯합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한국전력의 주가 전망과 관련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까지 했는데요.

핵심은 연료비 연동제의 확실한 정착 여부입니다. 

곽 : 연료비 연동제. 간단하게 설명하고 지나가죠.

이 : 연료비 연동제란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전기요금체계 개편으로 올해부터 시행된 제도입니다.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 연동분을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전기료 산정방식이죠.

문제는 연료비 연동제가 김종갑 전 사장이 공을 들여 도입한 제도임에도 현재까지는 제대로 적용된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곽 : 정부가 처음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할 때 2021년 1분기 전기료를 1KWh당 3원 인하한 것이 전부고 이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영향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한다면서 올해 2분기 전기료 인상 때는 적용을 유보했죠.

당시 재보궐선거 전이라는 시기적 요인도 작용했고요.

이 : 하지만 이미 올해 들어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평균 국제유가 배럴당 30~40달러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올라 있죠.

한국전력으로서는 연료비가 오른 만큼 이미 전기료도 올려 받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곽 : 게다가 당분간 전기료 인상을 추진하는 게 쉽지도 않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정치적으로 다음 대통령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겁니다.

이 : 3분기 전기료는 6월 21일에 결정이 됩니다.

정승일 사장으로서는 3분기 전기료 산정이 취임하자마자 맞닥뜨리게 될 가장 큰 과제가 되는 셈인데요.

일단은 말씀하신 정치적 이유로 동결이 되거나 소폭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2.3% 올라서 3년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이는 등 물가 상승 부담도 크고요.

이미 몇몇 증권사에서는 한국전력의 올해 실적 전망을 놓고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곽 : 정승일 사장으로서는 만족스러운 수준의 전기료 인상을 받아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죠.

시작하면서 전기료 인상부터 꼬이면 다른 한국전력의 주요 과제도 줄줄이 쉽지 않아질 걸로 보이네요.

정승일 사장으로서는 결국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 추진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 : 당장 한국전력은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도 추진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월에 화상 기후정상회의에서 직접 탈석탄을 밝히는 등 에너지분야는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피할 수 없는 흐름이죠.

한국전력으로서는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때 영업손실을 보는 등 실적 부진은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곽 :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설립도 중요한 현안이죠.

이 : 맞습니다. 한전공대 설립에는 1조6천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데 이 가운데 1조 원 정도를 한국전력과 한국전력 자회사 5곳이 부담해야 합니다.

곽 :  돈 나갈 일은 많은데 돈 들어올 구석은 여의치 않다.

이게 정승일 사장이 한국전력을 맡아서 바로 마주하게 된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 상황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 정승이 사장이 눈 앞에 마주한 이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이번에는 여기까지 하고  다음 시간에는 발전 영역에서 발을 넓히는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 사이 관계를 한 번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여러분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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