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균 LF 대표이사가 3차원 가상현실(VR)기술을 활용해 LF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는데 지난해 부진했던 패션사업을 개선해야 하는 중책을 맡아 가상현실기술을 접목한 파워브랜드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LF 패션에 가상현실기술 접목, 김상균 파워브랜드 키워 부진 탈출 모색

▲ 김상균 LF 대표이사.


6일 LF에 따르면 올해 패션 브랜드 및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세우고 인지도와 선호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LF의 다양한 패션브랜드 가운데 영국풍 모던 캐쥬얼 브랜드 '헤지스'를 파워브랜드 육성의 선발대로 삼았다.

가상현실(VR)기술을 접목한 그린디자인 작업을 통해서 헤지스의 인지도를 키워가고 있다.

그린디자인작업은 3차원 가상현실기술을 의류 기획 및 제작 프로세스에 도입해 디자인·샘플링·아바타 모델을 활용해 제품 완성까지 모든 과정을 3차원 가상현실로 구현해 각종 섬유폐기물과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작업을 말한다. 

LF는 글로벌 3D소프트웨어 개발사 '클로버추얼패션'과 협업을 진행해 그린디자인작업이 가능해졌다.

LF는 올해 출시되는 헤지스 제품 모두에 그린디자인을 적용하기로 했는데 6일 개최한 국내 최초의 3차원 가상 런웨이 '헤지스 버츄얼 런웨이(HVR)'를 통해 그 시작을 알렸다. 3차원 가상 런웨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4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LF는 앞서 4월 헤지스를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Shopee)' 싱가포르에 공식 입점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힘써왔는데 이번 가상 런웨이 공개를 통해서 해외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F관계자는 "이번 버츄얼 런웨이는 헤지스 브랜드를 국경을 넘어서 해외의 소비자들과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그린디자인 혁신작업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3차원 가상현실기술을 통해 시뮬레이션으로 의류를 제작하게 되면 단추·지퍼 같은 부자재를 달았을 때의 모습을 미리 구현해 볼 수 있어 샘플 제작 없이도 판매용 의류 제작이 가능하다. 제작기간(리드타임)도 최대 45%까지 줄일 수 있다. 경제성은 물론 환경보호에도 큰 도움이 되는 셈이다.

이밖에 의사결정 속도도 높아져 브랜드 경쟁력 극대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LF는 기대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의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섬유 폐기물과 에너지 낭비를 막아 기존의 실물 샘플제작 방식보다 환경오염을 55%가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LF는 2018년 패션업계 최초로 3차원 가상현실기술을 적용한 착장서비스를 온라인몰 LF몰에서 선보였다. 3차원 이미지로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는 서비스는 당시에 혁신적 서비스로 평가됐다. 

김 대표가 닥스, 질스튜어트뉴욕, 바네사브루노, 헤지스 등 LF의 주요 브랜드 가운데 헤지스를 중심으로 그린디자인작업을 진행하는 데는 2009년부터 헤지스사업부를 총괄하며 LF의 대표 패션브랜드로 키운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2004년 LF에 입사해 헤지스사업부장, 신사부문장 등을 거쳐 2013년 중국 법인 대표를 맡았다가 올해 3월 구본걸 전 LF 회장이 물러나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오규식 LF 부회장과 함께 오규식·김상균 각자대표이사체제가 꾸려져 오 대표가 전반적 경영전략과 재무·전자상거래(이커머스)·미래사업의 추진을, 김 대표가 패션부문을 맡게 됐다.

LF는 2020년 매출 1조6105억 원, 영업이익 771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13.03%, 영업이익은 11.88% 각각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