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타바이오가 글로벌제약사 화이자의 경구제(먹는 약)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추진으로 부담을 안게 됐다. 
 
압타바이오와 화이자 모두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화이자보다 개발에 늦는다면 향후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압타바이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급해졌다, 화이자도 개발 나서

▲ 이수진 압타바이오 대표이사.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화이자가 올해 안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어 비슷한 제형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압타바이오는 제형과 치료 대상범위, 임상지역 등에서 화이자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압타바이오는 올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후보물질 APX-115를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지 14일 이내의 환자들도 치료대상에 포함됐다. 

압타바이오는 그 뒤 미국 내 12곳 병원에서 80여 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압타바이오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미국 임상2상 진행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보다 먼저 임상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 먹는 치료제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은 선진적 의약품 평가기준을 갖추고 있어 이곳에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받는다면 국제적으로도 승인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반대로 화이자보다 치료제 개발에 늦는다면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일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 보통 뒤늦게 나온 신약이 경쟁력이 크게 뛰어나지 않다면 소비자들은 널리 쓰이는 약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화이자는 소비자의 인지도도 높은 회사다.

화이자는 신약 후보물질 PF-07321332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 물질은 프로테아제 억제제인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자기복제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식으로 환자를 치료한다. 프로테아제는 단백질 분해 과정에서 촉매 역할을 하는 효소인데 바이러스가 세포 속으로 들어갈 때 필요하다.

화이자는 3월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1상을 시작했다. 압타바이오보다 조금 늦다.

하지만 글로벌제약사인 화이자가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력 등을 앞세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팔을 걷어붙인 만큼 압타바이오가 화이자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단순히 시가총액만 놓고 봐도 두 회사는 375배정도 차이가 난다. 

화이자 시가총액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5일 종가 기준으로 약 250조9851억 원에 이른다. 반면 압타바이오 시가총액은 6일 종가 기준 6657억 원 규모다.

화이자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CNBC에 출연해 “올해 안에 코로나19 알약 치료제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나온 경증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에 먹는 제형은 없다.

글로벌제약사 일라이 일리가 개발한 항체치료제가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긴급사용을 승인받았지만 항체치료제는 생산과 유통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어 시장에서 널리 쓰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구용 의약품은 주사제와 비교해 복용 편의성이 좋고 환자의 부담도 적다. 만약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온다면 독감(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처럼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