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취임과 함께 새 경영방침으로 안전경영을 내세웠다.

서부발전이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호된 비판을 받았던 점과 2022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안전관리가 한층 중요해진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서부발전 맡은 박형덕 안전관리 다시 짠다, 적자에도 예산확보가 관건

▲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


박 사장은 미흡한 것으로 지적을 받은 안전설비를 보강하고 관련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서부발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서부발전의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해 안전관리시스템을 다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박 사장은 취임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며 “안전경영이 확립되지 않고는 어떠한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서부발전의 안전관리체계를 전면적으로 다시 살펴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부발전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안전매뉴얼까지 만들어 안전관리시스템을 새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서부발전은 앞서 2월부터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안전 역량을 높이기 위해 협력사들과 함께 공생협력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박 사장은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진행한 산업안전보건 감독에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난 안전설비를 보강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태안석탄화력발전소를 감독한 결과에 따르면 추락위험 장소의 위험방지시설, 질식 예방을 위한 밀폐공간 관리시설 등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사장의 안전경영 강화 작업은 관련 예산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순손실 1089억 원을 냈는데 올해는 순손실 2308억 원을 거두며 적자 폭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돼 안전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서부발전은 2019년 발전소의 위험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약 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바 있다.

박 사장이 경영방침으로 안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지난해 서부발전의 발전소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호된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석탄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작업하던 화물 트럭기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부발전은 2018년 태안석탄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작업 중 숨진 하청업체 노동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안전설비를 보강하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사망사고가 다시 발생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쳤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태안석탄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 감독을 진행한 결과 모두 314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박 사장의 안전경영 행보는 2022년 1월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리고 기업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여하도록 한 법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올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2022년 1월27일부터 시행된다.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발전소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관리를 한층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박 사장은 취임사에서 “저부터 현장을 직접 챙기면서 예방 중심의 안전문화가 회사 내부와 협력사까지 완전히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1961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났다. 강원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 대학원에서 공익기업경영학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한 뒤 구매처장, 영업처장, 홍보실장, 경기지역본부장, 기획본부장(삼임이사) 등을 지냈다.

박 사장은 2021년 4월26일 9대 한국서부발전 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