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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노사관계 한 발씩 앞으로, 이동훈 '삼성 기준' 부담 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0-07-29 15: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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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노사관계의 첫 단추를 어렵게 뀄다.

다만 회사와 노조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단체협약이 삼성그룹 노사관계의 기준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하면 협약이 타결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관계 한 발씩 앞으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8775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훈</a> '삼성 기준' 부담 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29일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노사는 노조활동을 보장하는 기본협약에 합의하고 단체교섭을 준비하고 있다.

노조는 8월3일부터 전임자를 두고 8월14일 노조 사무실을 열어 활동 기반을 갖춘다.

노조 관계자는 “이미 회사에 단체협약안을 전달했다”며 “회사가 협약안을 검토해 의견을 낸다면 사무실 개소 전이라도 교섭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치면서 기본협약에 합의해 첫 발걸음을 떼기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151개나 되는 단체협약 조항을 놓고 본격적으로 교섭을 벌여야 하는 데다 회사와 노조 사이에 시각 차이도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노사가 조합원의 자격조건부터 다르게 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노조는 팀장급까지 조합원으로 받기로 했으나 회사는 일반사원이라도 인사고과 평가권이 있으면 사용자측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다. 

회사 쪽 기준대로라면 이미 노조에 가입한 과장급 이상 조합원 다수가 노조에서 배제돼야 하는 상황이 돼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삼성디스플레이 단체협약은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에도 기준이 될 수 있기에 양쪽 모두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노조는 이 사장이 단체협약에 참여해 성실교섭 의지를 보일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 사장이 직접 교섭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김종근 글로벌인프라총괄 상무에게 교섭을 위임하고 있다.

노사는 5월 말 상견례를 통해 교섭을 시작했으나 협상은 순탄치 않았다. 노사는 모두 다섯 번 만났지만 양쪽이 노조의 대표성 문제 등을 놓고 뚜렷한 시각 차이를 보이면서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이 사장은 노조에 교섭 결렬의 명분을 제공했다. 이 사장은 7월 초 김정란·이창완 노조 공동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노조보다 기존 '노사협의회' 지위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관계 한 발씩 앞으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8775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훈</a> '삼성 기준' 부담 커
▲ 김정란 이창완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공동위원장.

그러자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21일과 23일 두 차례 조정회의가 열렸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할 수 있다. 노조 출범 후 반 년 만에 쟁의가 벌어질 위기에 놓였다.

협상 초기부터 조정절자가 진행되자 중앙노동위원회는 중재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노조에 전임자와 사무실 제공을 약속하며 임시 기본협약을 체결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철회됐다.

이 사장으로서는 이제 막 시작하는 노사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노조 활동을 보장하면서 우선 한 발 물러서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무노조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먼저 노사협상에 들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갈등이 심해진다면 단순히 계열사의 문제가 아닌 그룹 차원의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사장이 노사관계를 놓고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6개 삼성그룹 계열사 노조는 노조연대를 구성하고 국회에서 사례발표를 하는 등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 계열사 인사팀장들이 국회를 찾아가 해명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룹 노사관계의 최전선에 서게 됐을 뿐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 사장에게 노사관계 정립이 더욱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LCD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차세대 QD디스플레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구조 전환에 힘을 내야 하는 시기에 노사문제가 커진다면 이 사장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노조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전환을 주시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에 LCD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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