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조종사노조와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조종사들의 이직률이 높아지면서 곳곳에서 인력 누출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종사들도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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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아시아나항공과 조종사노조는 9월 기본급 동결을 뼈대로 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66.4%(376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임금협상안을 부결한 것은 노조가 출범한 뒤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은 대한항공이 기본급을 3.2% 올리기로 한 데 비해 아시아나항공이 몇 년째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기본급을 동결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에도 기본급이 동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10년 동안 모두 다섯 차례 기본금이 동결된다. 이 기간에 대한항공은 네 차례 기본급이 동결됐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대한항공은 6월 2014년 임금과 단체협상을 타결했다. 당시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는 7개월 동안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끝에 기본급 3.2% 인상에 합의했다.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는 이달 1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5년 임금협상을 시작한다.
조종사노조는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염진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1일 조합원들에게 “이번 임금협상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며 “조종사의 이직 사태가 매우 심각한데 회사는 아직도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염 위원장은 “이번 임금인상안 제시는 조종사 이직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임금 인상률이 제시될 것”이라며 “회사가 지금의 사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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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
조종사 이직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자 국토교통부는 최근 대한항공에 인력유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조종사들은 이직의 원인을 단순히 임금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종사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염 위원장은 8일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종사 유출 문제에 대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2∼3배 차이 나는 임금이지만 그것보다는 잘못된 기업문화 등 항공사에 대한 실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