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전자·전기·정보통신

박정호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쉽지 않다, 우호적 환경 거리 멀어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05-27 17:30:08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도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작업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따른 시장상황 악화에 각종 규제 강화 가능성 등 대외적 환경이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이 본격적 재산분할 과정에 들어서면서 내부적으로도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나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19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호</a>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쉽지 않다, 우호적 환경 거리 멀어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7일 재계와 증권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본격화할 수 있는 여건이 좀처럼 조성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넘어야 할 허들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019년 말 SK텔레콤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2020년 하반기에는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지만 최근 보고서에서는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 추진시기를 2021년으로 늦춰 보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SK텔레콤이 2020년에는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했는데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의 행방을 살피지 않을 수가 없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앞서 26일 제2변론기일에서 서로가 제출한 재산목록을 확인하면서 본격적으로 재산분할 절차를 시작했다.

노 관장이 재산분할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42.3%를 요구했기 때문에 재판의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의 SK 보유 지분율(2020년 3월31일 기준 18.44%)이 낮아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이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하고 투자회사를 지주회사 SK와 합병하는 방안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면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에 불안요소가 생길 수 있다.

SK가 SK텔레콤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기존 SK 주주의 지분이 희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상 그룹에서 안정적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우호지분을 30% 수준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바라본다. 

그런데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과 지배구조 개편 추진방향에 따라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SK 보유 지분이 2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박 사장은 현재 중간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기보다는 기존에 계획했던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전략의 수정도 고려해봐야 할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상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재 제도에서는 기업이 분할합병 등을 추진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유지,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에 분할신주를 배정한 뒤 지배주주의 분할회사 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SK도 2019년 말 자사주를 매입해 자사주 지분을 25.46%까지 늘린 것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시선을 받아왔다.

하지만 기업이 분할 또는 분할합병 때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사주를 활용한 지배력 강화 방안은 힘을 잃게 된다.

21대 국회는 30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박 사장은 이밖에도 올해 코로나19로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상장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어려워지면서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금 확보에도 제동이 걸려있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은 박 사장이 2017년 1월 SK텔레콤 대표를 맡으면서부터 중요한 과제로 거론돼온 사안이다.

박 사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SK그룹이 SK텔레콤을 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지주회사 SK와 합병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추진하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점쳐졌다.

박 사장은 실제 2019년 말 SK텔레콤 조직을 놓고 통신부문을 총괄하는 Corp1과 비통신부문(뉴비즈)을 총괄하는 Corp2로 조직을 이원화하고 2020년 SK텔레콤 자회사들의 상장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등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다.

박 사장은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도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최적의 구조를 만들어 필요한 부분을 개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추진의 의지를 보인 만큼 도무지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지금 상황에 답답함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앞서 2018년 3월21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SK텔레콤이 이동통신(MNO)사업 위주로만 평가받는 것”이라며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뒤 같은 해 10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그룹 임원과 관계사 대표 등 70여 명이 참석한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자회사 SK하이닉스 지분율을 높이고 뉴 ICT 사업을 이동통신사업과 대등하게 배치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방안을 추진해 통신기업에서 나아가 ‘뉴 정보통신기술(ICT) 복합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2019년 1월 CES 2019에서는 “중간지주사 전환을 올해는 꼭 추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SK그룹 차원에서도 SK텔레콤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그룹 실적에 기여도가 높고 사업 전망이 좋은 핵심 계열사 SK하이닉스 사업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재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거느리려면 이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지주회사 SK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면 인수할 기업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은 SK텔레콤이 통신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한 뒤 지주회사가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등 SK그룹의 ICT계열사들을 아우르는 ICT지주사가 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이 인적분할한 뒤 탄생할 지주회사를 현재 지주사인 SK와 합병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돼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중간지주사 전환과 관련해서는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최신기사

비트코인 시세 10만5천 달러까지 상승 전망, '고래' 투자자 저가매수 힘 실려
조국혁신당 백선희 '조국' 빈자리 승계, 14일 탄핵소추안 표결 참여할 듯
영풍정밀, 장형진 고문·영풍 이사진에 9300억 주주대표 손해배상 소송
현대차그룹 정의선 "진정한 최고 순간 아직 오지 않았다", 글로벌혁신센터 타운홀미팅
펄어비스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 2025년 출시, 스팀 등록
EU 수소 프로젝트 놓고 불협화음, 독일 보조금 3억5천만 유로 지원 철회
'LG화학·현대차 협력사' 팩토리얼, 전고체 배터리 용량 세계 최초 40Ah 달성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서 설비점검 직원 사망, 가스 누출 추정
TSMC 반도체 '파운드리+패키징' 시장 점유율 33%, 삼성전자는 6% 그쳐
대법원 '이재명 무죄 판사 체포시도'에 "사실이라면 사법권 중대 침해"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