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됐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1일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불승계를 선언하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이 줄고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삼성그룹주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재용 경영권 대물림 포기로 삼성전자 삼성물산 기업가치 재평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은 6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오너기업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주식 헐값 발행, 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사업기회 유용 등에 따라 기업가치가 저평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승계 선언 이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기업가치 저평가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정 연구원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물산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은 32.9%로 경영권 유지행사에 전혀 무리가 없다”며 “삼성물산이 현금성 자산을 삼성전자 지분 취득이 아닌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또 “삼성전자 역시 이건희 회장 보유지분이 향후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일부 처분이 불가피하지만 지배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지분이 소폭 줄어든다 해도 기업가치 높이기 노력에 따라 시가총액이 증가하면 지배력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