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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유럽에서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로 일본 무라타에 도전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19-12-20 13: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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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로 유럽시장을 공략한다. 

적층세라믹콘덴서는 전류 저장과 방출 등을 조절하는 부품을 말한다. IT 제품, 전장 등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삼성전기, 유럽에서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로 일본 무라타에 도전
▲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유럽은 환경규제 강화로 전기차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의 가장 큰 수요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유럽에서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무라타제작소 등의 아성을 넘기 위해 제품 연구개발, 생산력 확충 등 모든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2020년 유럽 전기차시장의 본격 확대를 앞두고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고객사 확대를 위한 물밑협상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현재 유럽의 주요 기업들과 이미 거래를 하고 있지만 빠르게 확대되는 전기차시장에서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기가 급증하는 유럽시장의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수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라타제작소, TDK, 교세라 등 시장점유율 70%가량을 차지하는 일본 기업들의 아성을 넘어서야 한다.

삼성전기는 일반 적층세라믹콘덴서시장에서는 무라타제작소에 이어 글로벌 2위를 차지했지만 전장 분야에서는 아직 존재감이 낮다. 

삼성전기는 이런 구도를 역전하기 위해 기술력에서 앞서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는 IT용 제품과 달리 가혹한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특히 전장용 부품 규격인 ‘AEC-Q200’에 따라 고온, 급격한 온도 변화, 내압 기능, 습도 저항 및 기계적 스트레스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소재와 제조방식은 IT용 제품과 유사하다”며 “삼성전기는 IT용 프리미엄 제품들을 생산해온 만큼 이런 기술력이 신뢰성 있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개발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홈페이지에 적층세라믹콘덴서 1772종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전장용 제품은 268종에 이른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장용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이후 3년 만에 제품비중을 15% 수준으로 확대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장용 제품을 생산하는 부산사업장에서 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중국 톈진에서도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전장용 공장을 짓고 있다. 또 부산사업장에 전장용 제품을 위한 원재료 공장을 신축해 내년 상반기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부산사업장을 신제품 개발 및 원재료 수급을 위한 재료 중심 단지로 육성하고 중국 톈진의 새 공장은 전장용 제품 양산기지로 운용한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기는 유럽 전기차시장의 확대로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IT용 제품 수요 부진으로 주춤한 적층세라믹콘덴서 실적을 개선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IT용 적층세라믹콘덴서에 실적 대부분을 의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등 글로벌 IT제품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실적 급감을 겪은 것을 계기로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는 IT용 제품보다 판가가 높고 가격 인하폭도 낮아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당 탑재량도 전장용이 IT용보다 훨씬 많다. 적층세라믹콘덴서는 일반 스마트폰에 1천 개가량 들어가지만 전기차에는 1만3천여 개 탑재된다. 앞으로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이 확대되는 만큼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의 탑재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기는 2022년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시장에서 무라타제작소에 이어 글로벌 2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 전기차시장은 삼성전기가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수요처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70만 대 수준에서 2025년 400만 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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