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형 택시 애플리케이션 미터기’의 도입으로 택시서비스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그동안 자체개발한 택시앱을 내놓으며 택시서비스를 개선을 위해 애썼지만 카카오택시 등 민간앱과 비교해 미흡한 완성도 때문에 시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박원순, 민간과 손잡고 서울택시 앱 미터기 도입해 서비스 개선에 속도

▲ 박원순 서울시장.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위성항법시스템(GPS) 기반의 서울형 택시 앱 미터기를 서울 일반택시에 적용해 승차거부 방지와 시경계밖 요금의 자동할증 등 택시서비스 개선에 박차를 넣는다.

서울시는 10월 한 달 동안 앱 미터기의 정확도 테스트 등을 거친 뒤 11월부터 전체 서울택시 등록대수인 7만2천여 대 가운데 10% 정도인 7천 대의 일반 택시에 앱 미터기를 적용해 시범운행을 하기로 했다.

6개월 동안 시범 운행을 마치면 앱 미터기를 모든 서울택시로 확대 적용한다.

내년 하반기까지는 모든 서울택시에 기존의 기계식 미터기를 대체하는 앱 미터기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계식 미터기는 바퀴회전수에 따라 작동하는 것을 말한다. 1921년 택시영업에 처음 사용한 택시미터기로 현재까지 택시영업에 계속 사용해 왔다.

앱 미터기가 도입되면 앱 미터기에 빈차 표시등과 방범등이 자동 연동해 택시기사가 택시 예약 등 조작으로 승차거부 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다. 

앱 미터기에는 시경계밖 요금의 자동할증 기능도 적용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시의 경계를 벗어날 때만 부과되는 할증기능을 외국인이 탑승했을 때 요금체계를 잘 모르는 점을 악용해 조작했던 택시기사들의 부당한 과금행위를 근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택시요금체계에 변경이 있을 때 앱 미터기의 원격 조정을 통해 새로운 요금체계를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요금을 조정할 때마다 들었던 약 40억 원의 요금 개정비용과 1개월의 개정기간, 기계식 미터기를 개정하기 위해 택시관리소 주변에 택시 줄서기로 발생하는 교통혼잡 등 사회적 비용의 절감효과도 볼 수 있다.

서울시 도시교통실 관계자는 “앱 미터기 도입으로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온 기계식 미터기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앱 미터기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연계하고 세분화한 택시요금제의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시장은 앱 미터기 도입을 통해 그동안 시도해 왔던 택시서비스 개선을 일부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지브로'(2017년)와 'S택시'(2019년) 등 서울시 자체개발의 택시 앱을 계속 내놓으면서 승차거부 방지 등 택시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애썼지만 택시기사들의 반발과 카카오택시 등 민간 앱과 비교해 미흡한 완성도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자체개발의 택시 앱이 연달아 실패한 뒤 앱 개발을 민간에 전적으로 맡기기로 했다.

서울형 앱 미터기는 서울시가 교통카드 결제단말기 운영회사인 티머니와 손잡고 개발했다. 

서울시 도시교통실 택시물류과 관계자는 “서울시는 이번 앱 미터기 개발에서 큰 방향만을 제시했고 시스템 개발은 민간회사에 맡겼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형 앱 미터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 샌드박스 지정으로 도입할 수 있게 됐다.

현행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일반 택시에 기존 기계식 미터기와 다른 앱 미터기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앱 미터기를 도입할 수 없었다. 

서울시는 3월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과 함께 서울형 앱 미터기의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과기부에 신청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서울시는 9월26일 과기부로부터 임시허가를 받아 앱 미터기를 택시에 도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앱미터기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형 택시 앱미터기의 도입은 택시의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다양한 시민맞춤형 택시서비스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