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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과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두 번째 연임 포기로 악연 끝내나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19-03-03 14: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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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그룹 사이의 오랜 악연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두번째 연임 포기로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3일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그룹은 금융감독원과 갈등을 키우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과 하나금융그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60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함영주</a> 두 번째 연임 포기로 악연 끝내나
▲ 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그룹 로고.

하나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8일 저녁 지성규 KEB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후보로 결정했다.

함 행장의 두번째 연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기존의 전망과는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금감원이 함 행장의 두번째 연임을 놓고 법률적 위험을 검토해 달라고 당부한 데 하나금융그룹이 응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은행담당 임원들은 26일 하나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에 속한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들을 면담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27일 금감원 임원들과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들의 면담을 놓고 “하나은행장을 선임할 때 법률적 위험을 검토해 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며 “금융감독원은 감독당국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이 함 행장의 두번째 연임 포기는 ‘개인적 결정’이라며 이번 차기 행장 선임의 배경을 설명하는 점도 금감원을 최대한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임원과 KEB하나은행 사외이사의 면담을 두고 관치금융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일부 언론에서 관치금융이라며 문제를 제기하자 “이번 사외이사 면담은 민간은행의 인사에 개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은행장 선임에 관한 권한과 책임은 전적으로 이사회에 있음을 면담 과정에서도 명확히 밝혔다”고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금감원은 함 행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함 행장의 형사재판 1심 판결이 올해 말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임기 중 KEB하나은행장 자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채용비리 사태로 재판을 받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KB국민은행의 임직원 등 은행권 인사들에게 모두 실형이 선고됐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함 행장이 임기 중에 낙마할 가능성은 있다.

함 행장은 2018년 6월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의 기소 내용에 따르면 함 행장은 2015년 하나금융그룹 신입 공채에서 KEB하나은행에 지원한 지인의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인사부에 부정한 지시를 했다. 2015년과 2016년 신입공채에서는 남녀 비율을 4대1로 뽑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으로서는 이번 KEB하나은행장 선임에서도 금감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다.

금감원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오랜 악연을 정리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과 하나금융그룹의 악연은 2017년 12월부터 시작됐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현직 회장이 참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여러 차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두번째 연임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는 금감원의 조치들을 무시하고 2018년 3월에 김 회장을 다시 선임했다.

오히려 최 전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이었던 2013년 채용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금감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당시 하나금융그룹이 최 전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을 흘린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며 금감원과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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