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탄력근로제 논의를 원만하게 매듭지을 수 있을까?

1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따르면 14일과 18일 두 차례의 회의에서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확대와 관련한 논의를 종료하겠다는 방침이 세워졌다.
 
경제사회노동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논의 매듭짓기 쉽지 않아

▲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탄력근로제는 특정일의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날의 노동시간을 단축해 단위기간을 평균한 노동시간을 법정노동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경영계에서는 줄어드는 근로시간으로 인해 요구되는 인력 보충 및 인건비 증가와 납기 준수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최장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경영계와 노동계의 의견 차이가 너무 커 경제사회노동위 내부에서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최장 1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며 “탄력근로제의 도입요건도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노총 관계자는 “한국노동연구원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활용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도입비율은 3.22%에 불과하고 사업체의 75.7%가 현행 제도로도 노동시간 단축에 대응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며 “경영계의 주장과 달리 탄력근로제 단위시간을 확대하는 것을 두고 현장의 요구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탄력근로시간의 단위기간을 늘리는 것에 반대할 뿐만 아니라 현행 제도의 오남용을 방지해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영세사업장에서 탄력근로제를 악용하는 것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에서는 경영계와 노동계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야 하겠지만 근로자의 근로환경을 고려한 결과가 도출되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오세형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노동시간 조정에 따른 수당 감소의 문제라든가 노동환경이 악화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고려하면서 접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관계자는 "경제사회노동위는 정부위원과 경영계 위원, 노동계 위원과 공익위원으로 구성돼 있다"며 "전체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노동계와 경영계 등에서 추천한 인물로 구성된 공익위원들이 권고안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사 14일과 18일 합의나 권고안이 도출되지 않더라도 국회의 요청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논의 내용만 추려 국회에 보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52시간제가 2018년 7월부터 300인 이상 규모 사업장에서 법정근로시간으로 시행됐지만 고용노동부는 경영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주 52시간제 처벌 유예기간을 2018년 12월31일에서 3월31일로 연장했다.

연장한 처벌 유예기간도 끝나감에 따라 경제사회노동위에서 명확한 합의안을 도출하지 않으면 산업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국회로 공이 넘어간다면 탄력근로제 논의가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당과 야당은 '김경수 댓글조작 가담 유죄 판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 도입' '손혜원 의원 투기의혹에 따른 이해충돌 전수 조사' 등 정치 현안을 놓고 대립하면서 2월 국회 의사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여당과 야당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 더불어 27일 예정된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 일정을 고려하면 상당 시일이 지나야 탄력근로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