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The show must go on)’. 퀸의 노래 제목으로 더 유명하지만 영어숙어로 어떤 시련과 좌절, 난관이 있더라도 이를 넘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2019년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는다. ‘함께 잘 사는’ 공정경제와 소득주도성장을 기치로 내놓은 경제정책이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 해다.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환경 속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긴장감도 어느 때보다 크다. 주요 기업이 마주한 새해 현안을 키워드를 중심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1]공정경제와 혁신성장
[2]3~4세 경영, 세대교체
[3]성장, 사업재편
[4]상생과 투명경영
[5]경쟁,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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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한국기업입니다. 매출의 95%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5년 8월3일 김포공항으로 귀국하면서 ‘롯데는 일본기업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롯데그룹을 향한 반감을 낮추고자 애썼는데 이런 작업의 성패는 한국 롯데지주체제의 안착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신 회장이 롯데그룹을 한국기업으로 만드는 작업은 2019년 마침표가 찍힐 수 있다.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이 아니라는 의혹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롯데그룹의 핵심적 뿌리가 일본에 있다는 점 때문이다. 매출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내지만 결정권은 일본 롯데그룹이 쥐고 있어 롯데그룹이 한국에서 번 돈이 일본으로 흘러들어가는 게 아니냐 하는 시선이 나온다.
호텔롯데가 대표적이다.
롯데그룹의 공식적 지주사는 롯데지주지만 호텔롯데는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롯데건설 등의 최대주주로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있다. 그럼에도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롯데그룹이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일본 롯데그룹의 영향력을 줄인 뒤 한국의 롯데지주체제에 넣어 한국 롯데지주체제를 안착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호텔롯데의 상장계획은 실행이 사실상 멈춰있다.
호텔롯데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방어미사일체계)보복에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롯데는 2017년 영업손실을 냈고 2018년 들어서도 영업이익이 2016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먼저 회복시킨 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2018년 말 이뤄진 2019년도 임원인사에서 롯데면세점 수장을 교체하며 경영진을 재정비했다.
신 회장과 함께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수년 째 힘을 쏟고 있는
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 BU장 부회장은 재신임받았다.
호텔롯데의 전체 매출에서 롯데면세점이 80% 이상을 낼 정도로 비중이 큰 만큼 신 회장이 큰 틀은 흔들지 않되 면세점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인사를 진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호텔롯데가 무사히 상장된다고 해도 롯데그룹이 완벽한 한국기업으로 인정받았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여전히 국민정서에서는 롯데그룹의 뿌리가 일본에 있다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신 회장이 한국말로 사과문을 발표한 것도 한때 화제가 됐을 만큼 여전히 한국의 국민정서와 괴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롯데그룹은 정의당이 롯데갑질피해신고센터를 열 정도로 갑횡포 논란에 휩싸여 몸살을 앓고 있다.
신 회장의 롯데그룹에서 상징과도 같은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잎에는 롯데피해자연합회의 버스가 세워져 있으며 이들은 주한대한민국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롯데그룹을 향해 한국 롯데그룹의 갑횡포 실태를 조사해달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신 회장으로서는 한국 롯데지주체제의 제도적 안착과 함께 한국 국민정서에 호응해야 한다는 과제를 짊어진 셈이다.
롯데그룹은 국민에게 다가서기 위해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앞세워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을 뿐 아니라 여성 친화정책을 펴는 데도 앞장서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워낙 소비자와 접점이 많은 데다 기업규모가 커서 필연적으로 여러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롯데그룹이 문제가 발생하면 법무팀이 먼저 움직임으로써 반감을 키운 측면이 있는데 그룹 이미지 등을 위해 최근에는 기조를 바꿔 좀더 유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