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가 빅뱅의 공백에 고전하며 실적을 반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블랙핑크의 콘서트' ‘YG전자’ ‘YG보석함’ 등을 선보였으나 반응은 신통치 않다.
20일 YG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YG보석함’의 프로필 메이킹 영상을 공개했다.
YG보석함은 YG엔터테인먼트의 남자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JTBC2와 네이버 브이라이브, 네이버TV에서 방송하고 있다.
‘보석함’은 YG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자꾸 미뤄지면서 ‘가수들이 보석함에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보석 같다’는 뜻으로 팬들이 비난하던 표현을 프로그램 제목에 그대로 쓴 것이다.
YG보석함은 16일 첫 방송된 뒤 YG엔터테인먼트가 아티스트들을 대하는 태도를 놓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내용 가운데 연습생에게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하는 모습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YG엔터테인먼트는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을 방송한 뒤 연습생들을 데뷔시키지 않아 소송을 당한 적이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02단독 강영호 원로법관은 10월31일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가 YG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1천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차 변론을 열었다.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는 오디션에서 1위로 선발된 우진영씨의 소속사로 YG엔터테인먼트가 계약과 다르게 프로그램이 끝난 뒤 우진영씨를 데뷔시키지 않아 생긴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믹스나인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JTBC에서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주주가 전국에 있는 중소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들을 발굴해 데뷔시키는 과정을 내용으로 기획됐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YG엔터테인먼트는 "데뷔를 해주겠다는 계약서 조항은 의무가 아니라 권리 조항"이라며 "상황을 보니 전망이 안 좋고 흥행을 못할 것으로 판단해 손해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믹스나인은 초반에 시청률 1%를 보이다가 시청률 0%로 초라하게 종영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솔직함을 내세워 흥행을 노린 것인데 아티스트를 대하는 태도를 놓고 논란이 된 것이다.
10월 종영한 ‘YG전자’도 소속 아티스트를 향해 조롱, 성희롱하는 모습을 담아 비난을 받았다. YG전자는 넷플릭스에서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으로 YG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가수들이 출연했다.
걸그룹 블랙핑크에게 사인을 요청한 남성이 갑자기 상의를 벗거나 보이그룹 위너가 욕설과 성적 문구가 적힌 팬티를 선물 받는 등 소속 아티스트들을 향해 성희롱을 하는 장면과 조롱하는 모습이 담겼다.
마약 논란이 됐던 장면도 우스꽝스럽게 그려졌다. YG엔터테인먼트가 소속 가수들에게 ‘약물 검사’를 받도록 하는 장면을 담은 것은 물론 2014년 마약 밀반입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한 가수 박봄이 출연해 반성은커녕 희화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몸캠’(온라인으로 상대방에게 신체 일부를 노출하는 행위)도 농담거리로 삼았다. YG엔터테인먼트 투자자가 신인모델에게 몸캠을 요구하자 빅뱅 승리는 “높으신 분”이라며 몸캠을 강요하는 등 성범죄가 될 수 있는 내용을 그렸다.
이에 따라 팬들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YG전자_불매’ 해시태그를 단 글을 올려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의 군입대로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빅뱅 대성이 올해 3월 멤버 가운데 마지막으로 군입대를 하면서 전체 매출의 60%를 담당해온 빅뱅의 공백이 이어진 탓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50억 원을 냈는데 올해 1분기 770억 원, 2분기 630억 원을 내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 46억 원을 냈다가 올해 1분기 23억 원, 2분기 14억 원을 내면서 하락했다.
블랙핑크가 출격하면서 3분기에는 매출 650억 원, 영업이익 26억 원을 내 실적이 다소 반등했다. 하지만 빅뱅의 공백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블랙핑크는 11월10일~11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대규모의 콘서트를 열었다. 블랙핑크 콘서트 티켓은 초대권으로 무료로 배부됐는데 이 초대권이 중고나라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블랙핑크의 관객 동원력이 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핑크는 2016년 데뷔해 싱글앨범 세 장, 미니앨범 한 장을 낸 데 그쳐 대규모의 팬덤을 형성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파악됐다. 또 발표한 곡이 10곡에 그쳐 2시간 반 동안 공연을 채우기 위해서 '휘파람' '뚜두뚜두' '스테이' 3곡은 한 번씩 더 불러야 했고 게스트로 참여한 빅뱅 승리도 모두 4곡이나 노래를 했다.
가장 최근에 나온 하나금융투자의 리포트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는 올해 매출 2660억 원, 영업이익 9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64%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