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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최경환 공사로 독립시킬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3-01 09: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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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최경환 공사로 독립시킬까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민연금기금 운용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운용기금 500조 원으로 세계 연기금 가운데 세 번째 규모까지 성장했다. 이에 따라 이런 규모에 걸맞은 전문적 운용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가장 시급한 것은 투자운용역량의 확대다. 500조 원 가까운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하는 투자운용인력은 160여 명으로 1인당 기금운용규모가 무려 3조 원에 이른다.

국민연금과 기금규모가 비슷한 네덜란드공적연금의 1인당 기금운용규모는 7600억 원이다. 국민연금은 한 사람이 네덜란드공적연금의 거의 네 배에 가까운 기금을 운용하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투자운용직을 대폭 보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투자운용인력을 65명 확충하기로 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장기적으로 운용인력을 3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해외투자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뉴욕과 런던에 있는 해외사무소에서 현지 운용인력도 채용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운용직의 연간 보수인상률 한도를 일반직과 별도로 조정해 처우를 개선하기로 했다. 해외 주요연기금 가운데 최근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의 성공이 높은 연봉으로 미국 월스트리트 출신의 우수인력을 영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연금 운용직 보수는 공무원 보수인상률로 제한돼 해외 연기금 운용인력 보수의 74~91%에 불과했다. 국민연금은 보수인상률 한도를 조정해 단계적으로 해외 연기금 수준까지 보수를 높이려고 한다 .처우 개선을 통해 우수인력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이 추구하고 있는 것은 기금운용본부의 독립 공사화다. 규모가 커진 만큼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운용을 전담하는 독립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2012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기금운용공사로 독립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현재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도 함께 국회에 계류돼 있는데 김성주 의원안은 공사 독립 대신 부이사장을 선임해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연금은 운용공사 독립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려면 국민연금 운영체계를 개혁해야 할 것”이라며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관계부처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도 “금융전문성과 책임성을 갖고 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기금운용본부 독립 추진이 순조롭지만은 않다. 당장 기금운용본부를 독립할 경우 어느 부처 산하로 해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진다. 국민연금공단은 보건복지부 산하지만 기금운용본부는 기획재정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올해 정부 예산안은 375조 원 규모다. 보건복지부 산하의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하는 돈은 이보다 25% 가량 많다. 기획재정부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공사로 독립할 경우 어디에 둘 것인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투자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 기금운용본부를 기획재정부 산하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제도운영과 기금운용을 완전히 분리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인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투자전담기구가 생기더라도 기금운용이 제도운영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며 “운용목표를 분명히 해 기금을 운용공사에 넘겨줘야 하며 부처를 달리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최경환 공사로 독립시킬까  
▲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어떻게 보험료가 징수되는지 모르는 곳이 기금운용을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보건복지부 산하에 존치할 것을 주장했다.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또 다른 논란도 있다. 기금운용본부가 지방 이전을 피하기 위해 독립을 꾀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기로 돼 있던 토지공사가 주택공사와 통합돼 경남 진주로 가게 되자 기금운용본부를 대신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때문에 500조 규모의 대형 자본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의 지방 이전을 원치 않는 이해관계자들이 독립공사화를 미끼로 지방이전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5일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노후자금”이라며 “국민연금 기금운용 주체를 바꾸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기금운용본부는 소재지가 전북으로 정해졌다”며 “독립공사화 주장은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이 불편한 금융자본들의 꼼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방으로 이전하면 훌륭한 인재들이 떠난다는 논리대로라면 운용본부가 뉴욕 월스트리트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금운용본부를 굳이 공사로 독립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사로 독립한다고 해도 정부의 영향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기금운용의 전문성은 굳이 독립하지 않고도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금운용본부가 공사로 독립되면 오히려 수익성에만 집중해 국민의 미래를 책임지는 연금의 안정성을 해칠 위험만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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