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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절치부심, 젊은층 공략해 이마트 부츠 '성장의 문' 연다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9-26 15: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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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헬스앤뷰티스토어 부츠의 사업방향을 공격적 성장으로 가닥 잡았다.  

부츠 출점 초기에는 시장 반응을 신중히 파악하는 데 힘썼지만 올해 들어 부츠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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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26일 이마트에 따르면 9월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 동안 20~30대 젊은이들이 밀집한 지역에 부츠 점포를 8곳 개점한다. 

부츠는 21일 이대점, 28일 홍대점, 29일 교대점, 30일에는 이태원과 ‘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는 동성로에 신규 점포 문을 연다. 이밖에도 강동역과 선릉역, 신논현역 부근에도 이번 주 출점한다. 

이마트가 지난해 5월 스타필드하남에 부츠 1호점을 낸 이래 부츠 매장은 27곳으로 늘었는데 이 가운데 30% 정도가 대학가 등 2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 지역에 문을 연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부츠 이용 고객 평균 연령대가 지난해보다 6살 낮아지는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츠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젊은층을 겨냥해 대학가나 관광특구 등에 집중적으로 출점함으로써 부츠 ‘성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마트포인트카드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부츠 이용 고객 연령은 20대 이하가 26.4%, 30대가 39.4%다. 이는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집계됐던 수치보다 20대 이하 고객은 7.5%포인트 가량 늘고 30대 고객은 3.4%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정 부회장이 헬스앤뷰티스토어 사업에서 시장 전략을 충분히 다듬었다고 판단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출점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마트는 부츠 1호점을 연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무리하지 않고 내실을 다지며 점포 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번에는 “‘성장의 문’을 열겠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출점 확대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에서 “타깃, 고객, 출점전략 등 측면에서 올리브영과 나아갈 방향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특히 20대 고객을 겨냥해 자체브랜드 ‘솝앤글로리’로 승부를 볼 수 있다고 바라본다. 

솝앤글로리는 20대 여성 고객 취향에 맞춰 이미지와 향기, 용기 색깔까지 개발한 브랜드인데 바디용품에서부터 스킨케어, 색조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20대와 30대 고객이 특히 몰리는 부츠 신촌점은 솝엔글로리 매출 비중이 다른 점포와 비교해 최고 40%까지 높다. 

또 부츠의 시그니처 상품이자 영국 스킨케어 1위 제품으로 잘 알려진 No7(넘버7)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군과 3CE, 릴리바이레드, 키스미, 홀리카홀리카 등 중저가 색조 화장품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백수정 부츠 담당 상무는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부츠는 자체 브랜드 상품 등을 도입하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실험해왔다“며 ”젊은층 고객의 유입이 늘고 자체브랜드 상품이 높은 평가를 받은만큼 고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점포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츠의 현재 상품 전략은 이마트가 기존에 생각했던 그림과 미묘하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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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츠 이대점 이미지.

부츠는 당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방점을 찍은 기존 헬스앤뷰티스토어와 달리 ‘프리미엄’에 초점을 맞췄다.

부츠는 헬스앤뷰티스토어 사상 처음으로 고급 화장품 브랜드 맥을 들여왔을 뿐 아니라 슈에무라, 베네피트, 달팡, 르네휘테르 등을 입점시키고 중저가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활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부츠의 실제 이용 고객이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20대 여성인만큼 이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최근 개점하는 점포는 자체 브랜드와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품 전략을 새로이 짠 셈이다.  

부츠가 독자적 정체성을 갖춰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일은 정 부회장에게 절실할 수밖에 없다. 

정 부회장은 2012년 신세계그룹의 헬스앤뷰티스토어 분스를 출점했지만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헬스앤뷰티스토어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고 정 부회장도 뛰어들었지만 후발주자로서 점포와 상품 전략에서 차별화하지 못한 점이 실패 요인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분스는 이마트의 유통망을 통해 다양한 해외 브랜드가 입점됐지만 출범 3년이 지나도록 매장 수가 7곳에 그쳤고 적자늪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다.

이런 실패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올리브영과 달리 자체브랜드 제품을 늘려 차별성을 둠으로써 부츠 충성 고객을 늘리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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