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정몽구 회장이 연비와 안전성능 강화를 약속했다. 최근 신형 쏘나타 연비를 수정하는 등 연비 뻥튀기 논란에 대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현대기아차가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보다 국내 차량의 안정성이 낮다는 비판 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1일 열린 기아차 정기주주총회에서 차량의 연비와 안전 성능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영업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글로벌화 돼 있는 사업장과 관리 체계를 혁신하고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사업구조와 중장기 성장전략을 더욱 체계화하고 혁신적 제품과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차량의 연비와 안전성능을 더욱 강화”하고 “친환경 그린카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카 같은 혁신기술 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연구인력을 확보”해나가기로 했다.
정 회장이 연비와 안전성능 강화를 약속한 데에 최근 연비 뻥튀기와 리콜 사태로 추락한 품질 신뢰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달 말 출시되는 신형 LF쏘나타의 연비가 애초 공개한 것보다 떨어졌다며 지난 17일 사과문을 보냈다. 현대차는 LF쏘나타의 연비를 12.6km/ℓ라고 공개했지만, 정부 측정 결과 0.5km/ℓ 떨어진 12.1km/ℓ로 최종 확정됐다. 현대차는 사과문에서 “지난 4일 미디어 사전 설명회에서 발표된 12.6㎞/ℓ는 연구소 자체 시험에서 나온 잠정 수치”라며 “기존 쏘나타보다 45㎏ 중량은 증가했지만 연비는 11.9㎞/ℓ 대비 향상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착오로 발표 자료에 잘못 삽입했다”고 해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연비 뻥튀기 논란으로 번번이 발목이 잡혀왔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연비과장 광고를 이유로 집단소송을 당했는데 90만 명의 소비자들에게 모두 3억9000만 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어 올 초 캐나다에서도 17만1000여 명의 소비자들에게 모두 7000만 달러를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국내에서 싼타페DM이 정부가 실시한 조사 결과 연비 부적합 판정을 받아 9만명의 소비자에게 모두 1천 억 원을 보상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현재 정부는 현대차의 요청으로 재조사를 진행중인데 싼타페DM이 또 다시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되면 현대차에 표시연비와 실연비 간 차이만큼 금전적 보상을 명령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비는 자동차업체의 기술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인 만큼 현대기아차의 잇따른 연비논란은 품질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레이 리콜 사태도 현대기아차의 품질 신뢰도에 흠집을 냈다.
환경부는 지난 16일 ‘레이 1.0 가솔린’의 PCV 밸브 결함 건수가 의무 결함시정 요건을 초과해 기아자동차가 리콜한다고 밝혔다. 보고 결과에 따르면 레이 1.0 가솔린의 PCV 밸브 결함 건수는 345건으로 결함 비율이 13.1%에 육박했다.
기아자동차는 레이 1.0 가솔린과 함께 같은 부품이 적용된 레이 Bi-fuel과 모닝 1.0 가솔린 Bi-fuel 등 3개 차종 모두 16만4903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기아자동차는 17일부터 서비스 센터 및 협력사에서 PCV 밸브 니들의 재질을 플라스틱에서 스틸로 무상 교체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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