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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송금 놓고 은행 주도권 무너지고 전국시대 펼쳐져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7-22 07: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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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송금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해외 송금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새로운 경쟁자들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해외 송금에서 은행이 지닌 기존의 독점적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해외송금 놓고 은행 주도권 무너지고 전국시대 펼쳐져
▲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해외송금과 관련된 서비스를 잇달아 새로 내놓거나 개편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해외 송금에서 핀테크회사 등 새로운 참여자와 경쟁하기 위해 최근 관련 서비스를 잇달아 새로 내놓거나 개편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해외송금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2017년 7월 출범한 뒤 5월까지 누적된 해외 송금 건수만 17만 건에 이른다. 

해외 송금 수수료체계를 1건당 5천만 원 이하면 5천 원, 5천만 원을 넘어서면 1만 원으로 통일하고 송금 과정에서 입력해야 하는 정보도 크게 줄이면서 이용자를 불러모았다. 

은행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입금된 돈을 중개 은행을 거쳐 송금받는 사람의 외국 은행 계좌에 넣는 방식으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이 서비스 방식은 입력해야 하는 정보가 많고 개별 단계마다 수수료를 매겨 이용자의 부담이 컸다. 돈을 받는 사람이 송금된 돈을 출금하는 데에도 사나흘 정도 걸렸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저렴하고 간편화된 해외 송금 바람을 불러오면서 다른 은행들도 일제히 간편송금 등을 접목하고 수수료도 낮은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케이뱅크는 4월에 송금 1건당 수수료 5천 원대의 해외 송금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카카오뱅크에 맞불을 놓았다. 

기존 은행들은 해외 금융기관과 업무제휴를 늘려 인터넷전문은행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제휴한 해외 금융기관 대상으로 간편송금을 제공하고 수수료율도 낮추는 방식이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은 베트남을 대상으로 돈을 받는 사람의 전화번호와 이름만 알면 돈을 보낼 수 있는 해외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등도 필리핀 대상의 간편송금 서비스를 선보였고 다른 국가들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해외 송금 수수료율은 2017년 3분기 4.81%로 집계돼 그해 2분기 5.42%에서 0.61%포인트 떨어졌다. 이 하락폭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컸다. 

은행들은 이전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더라도 전체 해외 송금 규모가 자체가 커지고 있는 만큼 해외 송금을 선점해야 앞으로 더욱 많은 수수료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해외 송금 규모는 연간 1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그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내놓은 외국인 노동자의 이전소득지급액(본국에 송금한 급여액)은 2017년 165억2천만 달러에 이르러 2016년 전체 해외 송금액 103억 달러보다 60%이상 증가했다.  

핀테크회사와 비은행 금융회사들은 은행보다 덜 엄격한 규제를 받으며 유리한 조건을 무기로 해외 송금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정식 등록된 국내 소액 해외 송금회사는 3월 기준으로 18곳에 이른다. 

외국환거래법이 2017년 7월에 개정돼 핀테크회사도 자기자본 20억 원 이상 등의 기본요건을 갖추고 송금 1건당 3천 달러 이하, 연간 한도 2만 달러라는 조건을 지키면 해외 송금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에 쓰인 블록체인 기술이 손쉬운 해외 송금 방법으로 떠오르면서 앞으로 더욱 많은 핀테크회사들이 해외 송금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드사들도 해외 송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가 5월에 해외 송금 서비스를 내놓았고 KB국민카드도 국민은행 영업점과 연계해 중국과 필리핀 대상의 송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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