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점유율 합산 규제의 일몰이 시장에 인수합병 등 큰 변화를 낳을 것으로 분석됐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합산 규제 일몰로 KT와 스카이라이프에 수혜가 예상된다”며 “유료방송시장 구조조정도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규제 일몰되면 인수합병 열린다"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27일부터 KT와 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 확대를 막고 있던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 규제가 사라진다.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 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TV(IPTV) 등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점유율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률이다. 2015년 6월 시작돼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돼왔다.

2017년 12월 KT와 자회사 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은 각각 20.1%, 10.5%로 둘을 합치면 30.6%가 돼 합산 규제 점유율 상한인 33.3%과 비슷해진다. 합산규제 아래에서는 두 회사를 합쳐 점유율을 2.7%포인트밖에 올릴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합산 규제가 사라지면 점유율 제한을 개별적으로 받게 되기 때문에 KT는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여지가 13.2%포인트로 커진다. 특히 위성방송은 시장 점유율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론상 스카이라이프는 점유율을 100%까지 올릴 수 있게 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합산 규제 3년 동안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는 한 해 평균 3만 명 증가했다"며 "합산 규제 일몰 뒤 한 해 평균 가입자는 5만 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산 규제 일몰이 유료방송시장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 연구원은 “점유율 제한이 완화되면서 인터넷TV업체의 케이블TV업체 인수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TV서비스를 제공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확대 공세를 막기 위해 CJ헬로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CJ헬로의 대주주 CJ오쇼핑이 CJE&M를 흡수합병해 'CJENM'으로 새로 출발하면서 콘텐츠사업 확대를 위해 CJ헬로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유료방송시장에서 CJ헬로 점유율은 13.1%다. 인터넷TV업체가 CJ헬로를 인수한다면 유료방송 점유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 

인터넷TV업체가 케이블TV업체를 인수하면 단순히 점유율 확대 뿐 아니라 가입자 수 증가에 따른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프로그램제공자(PP)들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서게 돼 콘텐츠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고, 홈쇼핑 수수료도 올릴 수 있다.

양 연구원은 “유료방송시장 구조조정은 규모의 경제 효과로 인터넷TV업체와 케이블TV업체 모두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