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9와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등 차기 신제품 출시 계획을 앞당기고 있다.
갤럭시S9 시리즈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하드웨어 경쟁력을 높인 스마트폰으로 수요를 적극 끌어당기는 공격적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에 고가 스마트폰 부품을 주로 담당하는 업체들에 수혜가 집중될 공산이 크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2일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 12월~내년 1월 사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늦어도 내년 2분기에 정식으로 제품을 공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전 세계 주요 부품업체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디스플레이와 기판, 화면 소재와 배터리 등 여러 분야에서 이전 스마트폰과 다른 형태의 부품이 탑재돼야 해 수많은 부품업체들이 선제적으로 공급 능력을 갖춰야 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용 부품 공급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역대 가장 큰 7.3인치 중소형 올레드패널이 탑재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패널 단가도 이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가장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협력사로 11월부터 폴더블 올레드패널을 양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이미 삼성전자에 폴더블 스마트폰 부품 샘플을 인증받았거나 부품 공급이 유력한 기업"이라며 제품 출시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도 이전작보다 한 달 정도 앞선 8월 중순부터 판매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나온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뉴욕 갤럭시노트9 출시행사 일자를 8월9일로 결정했다"며 "프로세서와 카메라 성능 등이 개선된 제품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9와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일정을 모두 예상보다 앞당기고 있는 것은 2분기부터 본격화된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분석된다.
갤럭시S9가 이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더 발전한 신제품으로 수요를 끌어당길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S9는 갤럭시S8과 비교해 변화가 없었다"며 "수익성을 방어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하드웨어 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하드웨어 발전과 신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업체에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에 이전보다 앞선 성능의 듀얼카메라를 탑재하는 한편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 다른 부품이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
삼성전기가 최근 대량 공급을 시작한 고가의 소형 SLP기판이 갤럭시노트9에 탑재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SLP기판을 탑재하면 반도체 등이 차지하는 공간을 크게 줄여 배터리를 키울 수 있다.
삼성전기는 갤럭시노트9에 탑재되는 듀얼카메라모듈 공급을 대부분 담당할 가능성이 높고 폴더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기판도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스마트폰 고객사들이 부진한 실적에 대응하기 위해 부품 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하면서 올해 들어 스마트폰 부품사업에서 동반해 부진을 겪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경쟁력을 강화한 신제품 출시를 적극 앞당기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고가 부품 수요 확대의 수혜를 집중적으로 볼 것으로 전망된다.
노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부품업체 실적에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큰 변수로 작용한다"며 "새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