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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깜짝발표' 너무 성급했나, 이마트 하남 부지 계약 연기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03-30 15: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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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기 하남시에 짓겠다고 예고했던 물류센터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는 하남시를 비롯해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낙찰받은 하남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의 계약체결을 미뤘다. 당초 계약체결 기간은 30일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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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에 앞서 이마트는 경기 하남시 하남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 2만여㎡를 970억 원가량에 낙찰받았다.

4개 블럭의 면적을 합치면 모두 2만1422㎡에 이르며 토지 사용은 올해 12월31일 이후 가능하다. 4개 필지 예정가격은 797억1399만 원이었으나 이마트는 이보다 22%가량 높은 972억200만 원을 써내 낙찰받았다.

당초 이 부지에 유통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교통이 발달한 데다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있어 유통업계에서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낙찰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지 용도를 놓고 지역주민 사이에서 기대감도 퍼졌다.

그러나 이마트가 낙찰받은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 정용진 부회장이 부지 매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첨단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하남시장과 하남지역 국회의원들이 교통체증, 대기오염 심화,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했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결국 이마트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9일 만나 계약을 무기한 미루기로 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계획을 보류하거나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며 “설명회 등을 열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에도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건립을 위해 경기도 구리시 갈매지구의 5천평 부지를 매입했으나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자 4개월 만에 계약을 철회한 적이 있다.

다만 이번에는 단순 물류센터가 아니라는 점에서 구리시 때와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정용진 부회장도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순 물류센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30층 아파트 높이로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정도의 예술성을 지닌 온라인센터가 될 것”이라며 “물류센터라고 하기 보다는 온라인사업의 심장부"라고 말했다.

그는 "그곳에서 상품이 배송되기도 하지만 분사하게 될 SSG닷컴 회사의 핵심시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합병해 새로운 법인을 만들기로 했는데 이 부지에 물류 관련 시설은 물론 본사도 세우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지의 교통여건이 좋은 데다 온라인법인 출범도 서둘러야 하는 만큼 물류센터 건립이 아예 무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 건립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제 와서 다른 부지를 찾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물류센터라기보다 최첨단 시설, 랜드마크라는 점 등을 강조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이른바 깜짝발표가 다소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아직 계약을 맺기 전인 데다 지난해 구리시에 세우려던 물류센터가 결국 무산되는 일도 겪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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