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충청권 민심은 어느 쪽으로 흐를까?
충청권은 그동안 여러 선거에서 수도권과 함께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지역으로 꼽혔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거물급 인사를 내세워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뺏겠다는 전략을 짤 것으로 전망된다.
◆ 민주당 충청남도 도지사에 줄줄이 출사표, 야당은 아직 안갯속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충청남도 도지사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나설 채비를 마친 사람은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아산시장,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등 3명이다.
▲ (왼쪽부터)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복기왕 아산시 시장,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
양 의원은 이미 1월 초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먼저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양 의원은 충청남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천안시에서만 내리 4선을 한 중진 국회의원이라는 무게감을 내세워 당내 경선에서 책임당원의 지지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당 최고위원과 당 대표 비서실장, 사무총장 등을 지냈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유일하게 4차례 연속 충청권 국회의원을 했다.
복 시장도 1월 중순 충남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복 시장은 17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뒤 아산시장을 내리 2번 역임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복 시장은 아산시에서 국회의원과 행정가를 두루 거치며 조직력을 탄탄히 다져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충남지사 출마를 위해 다른 지역에서도 기반을 쌓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군 가운데 가장 늦게 출사표를 던진 박 전 대변인의 행보도 주목된다.
박 전 대변인은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원내대변인과 전략홍보본부장 등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의 첫 국민소통수석실 대변인도 지냈다.
박 전 대변인은 5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안희정의 친구고
문재인의 입이다. 그것이 박수현의 계승과 혁신 속에 담겼다”며 충남지사 도전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변인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현직 도지사인
안희정 지사를 도와 충남지사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고 안 지사의 정책특별보좌관도 맡았다. 지난 대통령 선거의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안 지사 캠프의 대변인도 역임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는 가운데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아직 후보 선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낮은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프리미엄에 충남지사 자리를 꿰차기 쉽지 않다고 보고 전략공천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당적을 숱하게 바꾸면서도 충청권에서만 6번 국회의원에 당선돼 불사조 피닉스의 이름을 딴 '피닉제'로 불리는 이인제 의원이 충남지사 후보로 거명된다
최연소 노동부 장관과 초대 민선 경기도지사, 두 번의 대통령 후보 등을 지내 정치적 경험이 풍부해 야권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경쟁력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른미래당 후보로는 김용필 충남도의원이 뛰고 있다. 김 의원은 안 지사와 박 전 대변인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는 등 현 정부 인사와 각을 세워 존재감을 띄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 누가 충청북도 도지사와 대전광역시장에 도전하나
더불어민주당은 충북지사 후보군에도 경험 많은 정치인들을 넉넉하게 확보하고 있다.
현직 도지사인 이시종 지사는 아직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았으나 3월 초에 3선 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 이시종 충청북도 도지사(왼쪽),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2일 충청북도당위원장을 사퇴하며 충북지사 도전을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충북지사 선거는 누가 후보가 돼도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다”며 “이 지사와 경선으로 붙으면 무조건 이긴다. 변화를 원하는 수많은 도민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오 의원은 국회의원을 네 차례 역임했지만 뚜렷한 의정활동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1차관과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등이 충북지사 경선 후보로 나선다.
허태정 대전시 유성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가장 먼저 대전광역시장 출마의 뜻을 밝혔는데 12일 구청장에서 물러나 대전광역시장 선거전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역 의원으로서 대전시장 출마를 서두르지 않는 모양새이고 박영순 청와대 행정관과 정국교 전 대전시장 정책특보 등도 곧 경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설 연휴 이후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 차기 강원도 도지사와 제주도 도지사는 누구?
강원지사를 놓고는 아직 이렇다 할 후보군이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현직 도지사인 최문순 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최 지사는 여러 언론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점을 감안해 올림픽의 성공적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왼쪽),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
자유한국당에서 아직 강원지사 후보로 내세울 만한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도 행정에 집중한 뒤 여유 있게 도지사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역대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여당 출신이 단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 지사가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적 정서가 짙은 강원도에 3선 의원인 권성동 의원이나 황영철 의원을 차출해 전략공천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현역 지사인 원희룡 지사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소리와 KCTV제주방송, 제주일보 등이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10일 제주지사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을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더불어민주당이 문대림 전 청와대 비서관을 후보로 내세울 때 격차가 가장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원 지사가 무난하게 도 행정을 이끈 점과 보수진영 안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 등에 높은 점수를 주는 도민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