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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올해도 M&A 경쟁, 가는 길은 다르다 [신년기획]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1-03 10: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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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올해도 M&A 경쟁, 가는 길은 다르다 [신년기획]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2018년은 대통령직 인수위조차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채 국정운영에 나서는 사실상의 원년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을 국정철학으로 내걸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본격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새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주요 기업과 기업인의 최대 현안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1] 착한경영 윤리경영만이 살 길  
[2] 오너 리스크, 지배구조, 세대교체 
[3] 혁신성장, 인수합병, 신사업 
[4] 위기는 기회다 
[5]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금융개혁, 금융시장 변화 
[6] 2018년 빛낼 CEO, 이들을 주목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도 인수합병(M&A)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IT기업들과 격차를 줄이려고 하는데 네이버는 기술에, 카카오는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네이버와 카카오, 2018년에도 인수합병 경쟁 계속

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수합병을 위한 현금을 최대한으로 마련하는 등 2018년에도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조9725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 3천억 원 가량을 고려하면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조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는 9월 말 기준 9535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들고 있는데 네이버의 절반 수준이다. 카카오는 최근 해외주식예탁증권(GDR) 발행이라는 강수를 던졌다.

해외주식예탁증권은 해외투자자의 편의를 위해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하는 증권대체증서인데 카카오가 사실상 유상증자에 나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가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를 통해 발행하는 해외주식예탁증권은 10억 달러(1조 원) 규모로 카카오 주식 총수의 11%에 이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치열하게 인수합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는 1조8700억 원을 들여 로엔엔터테인먼트(카카오M)을 인수했는데 성공적 인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유료음원스트리밍서비스 ‘멜론’은 카카오톡, 카카오페이와 시너지를 내며 국내 음원시장에서 시장점유율 60%가 넘는 독점적 지위를 굳혀가고 있다. 유료가입자도 인수이후 분기별로 20~30만 명씩 계속 늘어 현재 450만 명에 이른다.

무엇보다 인공지능 스피커 등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카카오가 핵심서비스인 음원서비스를 확보했다는 면에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가치는 엄청나다.

카카오가 2015년 지분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두나무도 국내 최대 가상화폐(암호화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업비트’를 만들며 성공했다. 두나무는 최근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가 신임대표로 선임되면서 사실상 카카오 계열사가 됐다.

네이버는 그동안 인수합병보다는 자체적 개발과 지분 투자에 중점을 둬 왔는데 최근 들어 인수합병으로 선회하고 있다.

네이버의 인수합병은 주로 자회사인 라인과 네이버랩스 등을 통해 이뤄졌다.

2017년 한해 동안 사물인터넷(IoT)개발사 ‘윈클’, 3D 기술전문 기업 ‘에피폴라’, 인공지능(AI)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인공지능 관련한 스타트업 ‘컴퍼니AI’, 모바일게임사 ‘넥스트플로어’, 에듀테크업체 ‘바풀’, 명함관리 애플리케이션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 등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올해도 M&A 경쟁, 가는 길은 다르다 [신년기획]
▲  임지훈 카카오 대표(왼쪽)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
◆ 네이버와 카카오, 인수합병 같으면서도 다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벌이고 있는 인수합병 경쟁은 글로벌 IT업계에게는 이미 보편화된 현상인데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해외 글로벌 IT기업들도 모두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구글이 인수한 유튜브는 인수 당시 거품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 동영상광고시장의 성장으로 구글의 가장 핵심적 성장동력이 됐고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 인수가 ‘신의 한수’로 평가받고 있다. 아마존 또한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글로벌 IT기업들과 본격적 경쟁을 앞두고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해외시장 확대를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IT시장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있어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가 직접 나서 유럽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도 해외주식예탁증권 발행의 목적을 놓고 “게임 웹툰 음악 동영상 등 글로벌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회사를 인수합병하거나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과 관련한 국내외 기업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은 성장동력 찾기라는 큰 방향에서는 같지만 인수합병의 기준에서는 다소 차이도 보인다.

네이버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주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 등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의 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네이버의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인수도 인공지능 기술 확보라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반면 카카오는 ‘콘텐츠’에서 승부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메신저시장은 이미 국가별로 정리가 됐고 전 국민이 거의 매일 보는 플랫폼이 되지 않는 이상 진출을 시도할 의미가 없다”며 “검색부분도 이미 구글이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웹툰과 게임 등 카카오의 콘텐츠사업만이 해외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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