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대폭 물갈이하는 세대교체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황 회장은 2기 경영체제를 맞아 젊은 인재들을 주축으로 5G,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창규, KT그룹 사장단 세대교체로 새 성장동력 찾는다

황창규 KT 회장.


28일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최근 KT 임원인사에서 사장단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KT가 실시한 2018년 임원인사에서 사장 승진자는 단 한 명이었다.

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이동면 KT 융합기술원장만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기존 사장단은 대거 퇴진했다.

KT의 2인자로 불리던 임헌문 매스총괄 사장을 비롯해 맹수호 CR총괄사장, 채종진 BC카드 사장,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이 물러났다.

사장단이 비운 자리는 사장급이 아닌 인사들로 채워졌다. 맹 사장이 맡던 CR총괄은 박대수 전무가 CR부문장을 맡아 후임이 됐고 채 사장의 후임은 이문환 부사장이 임명됐다.

KT스카이라이프는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고 임 사장이 맡던 조직은 회장 직속조직으로 편입됐다.

KT가 이렇게 사장단을 축소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황 회장은 2014년 KT 회장으로 취임한 뒤 이석채 전 KT 회장 때 임명된 사장들을 물갈이 하며 사장단 규모를 대폭 축소한 적이 있다. 당시 황 회장은 그룹사를 제외한 KT에서만 4명의 사장을 내보냈다.

황 회장은 2기 경영체제를 맞이해 KT에 대대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력사업인 무선사업의 성장세가 정체된 상황에서 젊은 인재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해 새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것이다. KT는 이번에 29명의 신규 임원을 임명했는데 평균연령이 50세가 되지 않는다.

또 사장 수를 줄여 실무부서와 경영진 사이의 단계도 축소했다. 사장들이 맡던 매스총괄과 경영지원총괄을 폐지하고 7개 부문체제를 도입해 황 회장이 현장 실무진과 직접 소통할 기회를 넓힌 것이다.

황 회장은 실무진과 함께 신사업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황 회장은 20일 강원도 평창군에서 열린 ‘평창5G빌리지’ 개소식에서 “2018년에는 5G와 인공지능, 블록체인을 현실화하겠다"며 신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T는 내년 2월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험서비스를 선보이고 인공지능 스피커를 해외에 수출한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2018년이 KT의 신사업 성공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황 회장은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젊은 인재들이 많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 회장은 최근 워크숍을 열어 200여 명의 임직원들과 2018년 신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는 사장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실무경험을 풍부하게 갖춘 부사장과 젊은 전무급 인사들의 역할이 확대됐다”며 “황 회장이 젊은 경영진들과 함께 KT의 새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