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인수전에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가격이 채권단의 기대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져 유찰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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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
12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이날 오후 마감한 대한전선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지난 9월 대한전선 예비입찰에 한앤컴퍼니를 비롯해 SG그룹, 사모펀드인 글랜우드가 참여했다. 하지만 SG그룹과 글랜우드는 대한전선 본입찰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앤컴퍼니는 채권단이 내부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입찰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6800억 원에 이르는 대한전선의 채무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이른 시일 안에 회의를 열어 대한전선 매각 진행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과 가격이라면 매각을 중단할 수도 있다”며 “다음에도 같은 조건을 제시할 기업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대한전선 매각을 진행하기로 결정할 경우 이달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후 채권단의 출자전환 주식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2015년 1월 매각작업을 마무리한다.
한앤컴퍼니는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되면 11개 채권은행이 출자전환으로 보유한 대한전선 지분 35.1%와 전환우선주를 사들인다.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꾸면 전체 보유 지분은 72.7%로 늘어난다.
한앤컴퍼니는 한상원 대표이사가 2010년 설립한 사모펀드다. 한 대표는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 한국대표와 아시아 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채권단이 대한전선의 우발채무 손실을 책임지기로 결정하자 한앤컴퍼니가 본입찰에 나선 것으로 본다. 우발채무는 당장은 존재하지 않으나 훗날 우발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확정되는 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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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희전 대한전선 사장 |
채권단에 따르면 대한전선 인수희망자는 본입찰 때 인수가격과 우발채무 손실보전 한도를 함께 써내야 한다. 채권단은 인수가 결정된 뒤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계좌를 만들어 충당금을 맡긴다. 이후 확정되지 않은 우발채무로 입은 손실을 미리 써낸 한도만큼 보전한다.
채권단은 대한전선 비전선사업부를 전선사업부와 통째로 매각하기 위해 우발채무를 책임지기로 했다.
대한전선은 2008년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뒤 자산 3조 원을 매각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그러나 남은 부채와 금융비용 때문에 재무구조가 계속 나빠졌다.
설윤석 전 대한전선 사장은 회사가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놓이자 지난해 10월 경영권을 포기했다. 채권단은 그뒤 7천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결정한 뒤 1년째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