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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우리은행 인수 교보생명과 경쟁하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11-10 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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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28일 경영권 지분 30%를 매각하는 본입찰을 마감한다. 이번에도 입찰자가 없거나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으면 네 번째 민영화 시도도 무산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과 중국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외국계 자본과 컨소시엄을 맺고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 교보생명, 재무적 투자자 모아 인수자금 마련할까

교보생명은 지금까지 우리은행 경영권을 사들일 의사를 밝힌 유일한 곳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올해 1월 구체적 매각조건이 나올 경우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소 2조5천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인수가격이 걸림돌이다.

  안방보험, 우리은행 인수 교보생명과 경쟁하나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신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은행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이 보유한 현금동원력 1조3천억 원에 다른 금융사나 외국계 자본의 지원을 더해 인수대금을 마련하려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투자자와 손을 잡아야만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현재 투자자를 찾기 위한 물밑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말 프랑스 악사그룹의 앙리 드 카트리에 회장과 만나 우리은행 인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그룹은 교보생명 지분 2.24%를 보유한 주주로 이전부터 금융업계에서 교보생명과 협력해 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교보생명과 컨소시엄을 맺고 재무적 투자자로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생명과 한국투자금융이 같이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추가적으로 진전된 사항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계 금융회사 SBI그룹도 교보생명의 잠재적 파트너로 꼽힌다. SBI그룹은 지난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해 SBI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한국 금융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타오 요시타카 SBI그룹 회장은 교보생명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달 말 “우리은행 인수에 대해 결정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투자금융 및 SBI그룹 관계자들도 “논의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 보이는 안방보험

우리은행 민영화는 ‘유효경쟁 성립’이라는 변수를 떠안고 있다. 교보생명이 공식적으로 경영권 지분 입찰에 참여해도 경쟁자가 없을 경우 자동으로 유찰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당국의 유효경쟁 성립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금융권 전현직 인사들과 우리은행 인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 회장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며 “교보생명 대 안방보험이라는 유효경쟁이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공적자금위원장도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전에 외국계 자본이 참여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법 규정 안에서 가능한 투자자의 입찰참여를 전부 개방했다”며 “사모펀드든 외국계든 누구나 입찰에 참여해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덩샤오핑 전 중국 군사위원회 주석의 딸 덩난의 사위로 2004년 안방보험을 설립했다. 그는 이달 초 미국 뉴욕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2조1323억 원에 인수하면서 세계 금융계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우 회장은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 외에도 소수지분 26.97%를 매각하는 입찰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한국의 금융 인프라를 중국에 이식해 시너지를 얻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회장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외국계 자본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노조도 외국계 자본에게 매각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을 외국계 자본에 넘긴다면 강한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금융주권을 외국에 넘긴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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