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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퇴진하면 삼성전자에서 직업병 문제 누가 담당할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7-10-15 15: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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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물러난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문제는 누가 책임지게 될까.

권 부회장은 DS부문장으로서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등 직업병 문제를 직접 챙겨왔다. 최근 정치권에서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놓고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권오현 부회장 후임자도 중요한 과제로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권오현 퇴진하면 삼성전자에서 직업병 문제 누가 담당할까
▲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올해 국감에서 권 부회장의 증인 채택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삼성전자 직업병과 관련해 여당에서 권 부회장의 증인출석을 요청했다가 무산됐다.

그만큼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에서 상징적인 인물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국정감사에서 “권 부회장이 큰 업적을 남기고 물러난다고 들었다”며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산재를 입고 돌아가신 분들께 진솔한 사과를 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그동안 DS부문장이자 대표이사로서 삼성전자의 직업병 대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왔다.

권 부회장은 2014년 5월 공개 사과를 통해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대한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약속했다. 직업병 문제가 불거진 지 7년 만에 권 부회장이 직접 사과에 나선 것은 삼성전자의 전향적 변화로 여겨졌다.

권 부회장의 사과는 이후 삼성전자가 자체 보상에 나서고 조정위원회 권고를 수용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한 큰 전기가 됐다. 권 부회장은 2016년 1월14일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를 만나 사과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완전히 마무리하지는 못 했다.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최초 제기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

얼마 전 추석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했던 근로자가 희귀난치성 질환인 전신성 경화증으로 사망했다. 여전히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권 부회장의 후임도 직업병 논란의 부담을 짊어지게 될 수 있다.

업계에서 권 부회장의 뒤를 이어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DS부문장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사장이 자연스레 권 부회장의 책무와 과제들을 넘겨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권오현 퇴진하면 삼성전자에서 직업병 문제 누가 담당할까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김 사장은 오래 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 몸담아 왔고 2012년에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도 지내 DS부문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대외적인 문제인 직업병 문제에서 권 부회장의 ‘부회장급 대표이사’의 무게감보다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권 부회장도 완수하지 못했던 직업병 문제의 최종 합의까지 도달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권 부회장 퇴임을 계기로 오너 일가인 이재용 부회장으로 귀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권 부회장 퇴임 이후 삼성전자에서 유일한 부회장이자 사내이사가 된다.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는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 전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처리에 나서게 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으로서 공개 사과에 나선 적이 있다. 현재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은 이전보다 더 높은 경영 책임과 도덕성을 요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정부여당에서 삼성 직업병 문제는 더욱 엄중하게 여겨지고 있다. 정부가 직업병 보상을 관리하는 법안, 화학물질 등 산업안전보건자료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 등이 발의됐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삼성전자 청문회가 추진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올림과 삼성 직업병 문제해결 정책협약을 맺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대화재개를 추진하고 반도체 직업병 예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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