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 계열사 7곳의 노동조합 대표들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박용진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KB금융 회장의 선임절차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KB금융지주 계열사 노동조합들이 다음 회장의 선임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가 사외이사를 직접 추천해 경영진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KB금융 노조협의회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회장 선임절차는 비상식적인 날치기”라며 “중단하지 않는다면 극단적인 투쟁까지 전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가 회장의 눈치만 보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며 ”지금 시스템에서는 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데 참여하고 그 사외이사가 회장을 다시 선임하는 ‘회전문’ 인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KB금융 사외이사 7명은 최근 확대지배구조위원회를 열어 1차 회장후보 23명의 심사를 시작했는데 윤 회장도 후보에 포함됐다. 평소에는 KB금융 사외이사 3명과 윤 회장, 이홍 국민은행 부행장이 참여하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가 다음 회장후보의 자격요건을 검증해 왔다.
KB금융 노조협의회는 “회장과 은행 부행장이 상시지배구조위에 참여해 경영승계규정이나 공개모집절차 없이 헤드헌팅회사에서 추천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1차 후보를 선정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노조협의회는 또 “기업설명(IR)뉴스를 통해 지주의 (경영승계)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도 윤 회장의 연임을 위한 요식행위와 같다”고 비판했다.
KB금융 노조협의회는 우리사주를 위임받아 하승수 변호사를 11월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추천하기로 했다. KB금융지주 정관과 이사회의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하 변호사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현대증권이 KB금융에 인수되기 전인 2004년 노조의 추천을 통해 현대증권 사외이사로 일한 적이 있다.
KB금융 노조협의회 관계자는 “지주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충실하려면 주주, 직원, 고객 등 이해관계자가 경영에 지접 참여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견제라는 본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추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KB금융 노조협의회 대표들은 윤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지를 두고는 말을 아꼈다.
박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노조원들에게 윤 회장의 연임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온다면 노조원의 뜻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KB금융 노조협의회는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KB증권, KB캐피탈, KB신용정보, KB부동산신탁 등 KB금융 계열사 7곳의 노조로 구성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박찬대 의원도 참석했다.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은 노조협의회의 입장표명에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상시지배구조위원회로 내부와 외부의 회장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며 “회장후보를 확정할 때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이사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