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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3사, 원유 수입처 다변화로 일거양득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7-04-26 17: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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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가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해 수익안정성을 높이고 중동과 원유거래에서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도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 4곳 가운데 3곳이 중동이 아닌 다른 곳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국내 정유3사, 원유 수입처 다변화로 일거양득  
▲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전체원유 가운데 14%를 아프리카와 아시아, 미주 등에서 수입한 데 이어 올해는 러시아 우랄산 원유까지 100만 배럴 들여왔다. SK이노베이션이 러시아산원유를 수입한 것은 10년 만이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다양한 곳에서 저렴한 원유를 구입하면서 높은 이익률을 내는 게 우리의 강점”이라며 앞으로도 원유 수입처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GS칼텍스는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와 러시아, 미국 등 총 18개국에서 원유를 들여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미국, 멕시코, 유럽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

특히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중동산 원유의 비중을 낮추는 데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수출국기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7.3%, 10.4% 줄고 아시아 등 기타지역의 원유 수입량은 늘었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장기계약을 맺고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아람코의 자회사인 AOC가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그동안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브렌트유보다 품질은 떨어지지만 저렴하고 운송비가 적게 든다는 이유로 두바이유를 선호했다.

하지만 두바이유 가격이 꾸준히 올랐을 뿐 아니라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도 나오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미국이나 러시아산 원유 등으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수출국기구는 지난해 말부터 원유 생산량을 줄여 국제유가를 60달러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의 셰일가스생산회사들은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나 브렌트유보다 저렴했던 두바이유 가격이 이 두 유종과 비슷해지거나 더 비싸졌다.

운임비를 따져 봐도 미국산 원유를 수입할 때 드는 비용이 중동산 원유를 수입할 때 드는 비용보다 1달러가량 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또 정유사들이 서부텍사스산 원유나 브렌트유 등을 정제했을 때 고부가가치의 석유제품을 두바이유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원유 수입처 다변화에 주력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 수입처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수록 중동과 원유거래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산유국들이 미국 등에 아시아 정유사 고객을 내주지 않기 위해 가격인하 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바이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최근 아시아 정유사에 판매하는 4월치 경질유 가격을 깎아주기로 했는데 이런 기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내 정유사의 정제설비가 중동산원유에 맞게 설계돼 있어 단시간에 미국, 러시아산원유의 수입비중이 대폭 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산 원유의 수입비중이 80% 웃도는 만큼 설비배관이나 설비압력 등 정제설비도 중동산 원유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설비가 중동산 원유에 최적화돼 있긴 하지만 중동 외 지역 원유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어 다양한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며 “향후 정제설비와 경제성 등을 검토한 뒤 원유 수입처 다변화를 좀더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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