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대규모·소액 소비자 피해의 실질적 구제를 위한 집단소송제 확대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집단소송제 확대는 올해 상반기 국회에서 법 시행 이전 사건에 대한 소급적용과 피해자가 별도로 빠지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판결 효력이 미치는 ‘옵트아웃’ 방식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정부가 집단소송제 확대를 범정부 소비자정책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9일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법무부와 국무총리 주재 소비자정책위원회는 집단소송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앞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7차 소비자정책위원회는 8일 ‘제7차 소비자정책 기본계획(2027~2029)’을 의결하고 신속하고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회복을 위해 집단소송제 확대 도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집단소송제를 다수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 소비자 한 명 또는 여러 명이 대표당사자가 돼 수행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설명했으며 법원이 사업자에게 자료 제출을 직접 명령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도 기본계획에 담았다.
법무부도 8월11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업무추진 방향’에서 ‘소액·다수 피해자들을 위한 집단소송제 확대’를 국가정상화 과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정부가 집단소송제를 다시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이미 한 차례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진행된 적이 있다. 다만 핵심 쟁점에서 여야의 견해가 크게 엇갈리면서 사실상 중단돼 있다.
앞서 법무부는 올해 4월 집단소송제 확대를 ‘4월 임시국회 중점 추진 7대 민생·안전 법안’으로 선정해 민주당 원내대표와 법사위원장, 여당 간사에게 집중심사를 요청했고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4월20일과 29일 관련 법안을 심사했다.
법안1소위에서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집단소송법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현재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의 적용범위를 손해배상청구 소송 전반으로 확대하고 제외신고를 한 사람을 제외한 피해자 전체에 확정판결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옵트아웃 구조를 담고 있다. 법 시행 이전에 생긴 사유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도 새 집단소송법을 적용하도록 한 소급적용 조항도 포함됐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4월29일 법안1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피해자가 직접 참여 의사를 밝혀야 하는 옵트인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하게 제동을 걸었다.
집단소송제의 전면 확대는 과거 정부에서도 추진됐지만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는 2020년 9월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을 분야 제한 없이 확대하고 소송 전 증거조사와 자료제출명령 등 증거개시 절차, 법 시행 이전 발생 사안에 대한 적용까지 담은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당시 정부안은 최종적으로 국회 제출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이후 정부 업무평가에서는 ‘경제계 설득 및 조속한 입법안 확정·국회 제출’이 개선·보완 과제로 지적됐다.
이렇게 국회 논의가 멈춘 뒤에도 다수의 소비자가 동시에 피해를 보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졌다. 정부가 올해 하반기 집단소송제 확대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은 6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신고했으며 이후 정부가 파악한 피해 규모는 1953만 명으로 늘어나 쿠팡과 싸이월드·네이트, SK텔레콤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큰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도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 운영사 힐링페이퍼는 4일 API에 대한 비정상적 접근으로 일부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으며 확인된 유출 인원은 약 2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하반기 추진과제에 이어 범정부 소비자정책 기본계획까지 집단소송제 확대를 거듭 명시하면서 정기국회에서 입법 논의를 다시 시작할 동력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정부에서도 넘지 못했던 기업 부담 문제에 더해 소급적용과 옵트아웃이라는 구체적 쟁점을 두고 여야 견해가 엇갈리고 있어 이를 어떻게 넘느냐가 집단소송법 처리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석천 기자
집단소송제 확대는 올해 상반기 국회에서 법 시행 이전 사건에 대한 소급적용과 피해자가 별도로 빠지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판결 효력이 미치는 ‘옵트아웃’ 방식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정부가 집단소송제 확대를 범정부 소비자정책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 한성숙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비자정책위원회 제17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법무부와 국무총리 주재 소비자정책위원회는 집단소송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앞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7차 소비자정책위원회는 8일 ‘제7차 소비자정책 기본계획(2027~2029)’을 의결하고 신속하고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회복을 위해 집단소송제 확대 도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집단소송제를 다수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 소비자 한 명 또는 여러 명이 대표당사자가 돼 수행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설명했으며 법원이 사업자에게 자료 제출을 직접 명령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도 기본계획에 담았다.
법무부도 8월11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업무추진 방향’에서 ‘소액·다수 피해자들을 위한 집단소송제 확대’를 국가정상화 과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정부가 집단소송제를 다시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이미 한 차례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진행된 적이 있다. 다만 핵심 쟁점에서 여야의 견해가 크게 엇갈리면서 사실상 중단돼 있다.
앞서 법무부는 올해 4월 집단소송제 확대를 ‘4월 임시국회 중점 추진 7대 민생·안전 법안’으로 선정해 민주당 원내대표와 법사위원장, 여당 간사에게 집중심사를 요청했고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4월20일과 29일 관련 법안을 심사했다.
법안1소위에서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집단소송법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현재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의 적용범위를 손해배상청구 소송 전반으로 확대하고 제외신고를 한 사람을 제외한 피해자 전체에 확정판결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옵트아웃 구조를 담고 있다. 법 시행 이전에 생긴 사유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도 새 집단소송법을 적용하도록 한 소급적용 조항도 포함됐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4월29일 법안1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피해자가 직접 참여 의사를 밝혀야 하는 옵트인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하게 제동을 걸었다.
집단소송제의 전면 확대는 과거 정부에서도 추진됐지만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 4월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집단소송법 제정 관련 공청회에서 진술인들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는 2020년 9월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을 분야 제한 없이 확대하고 소송 전 증거조사와 자료제출명령 등 증거개시 절차, 법 시행 이전 발생 사안에 대한 적용까지 담은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당시 정부안은 최종적으로 국회 제출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이후 정부 업무평가에서는 ‘경제계 설득 및 조속한 입법안 확정·국회 제출’이 개선·보완 과제로 지적됐다.
이렇게 국회 논의가 멈춘 뒤에도 다수의 소비자가 동시에 피해를 보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졌다. 정부가 올해 하반기 집단소송제 확대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은 6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신고했으며 이후 정부가 파악한 피해 규모는 1953만 명으로 늘어나 쿠팡과 싸이월드·네이트, SK텔레콤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큰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도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 운영사 힐링페이퍼는 4일 API에 대한 비정상적 접근으로 일부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으며 확인된 유출 인원은 약 2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하반기 추진과제에 이어 범정부 소비자정책 기본계획까지 집단소송제 확대를 거듭 명시하면서 정기국회에서 입법 논의를 다시 시작할 동력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정부에서도 넘지 못했던 기업 부담 문제에 더해 소급적용과 옵트아웃이라는 구체적 쟁점을 두고 여야 견해가 엇갈리고 있어 이를 어떻게 넘느냐가 집단소송법 처리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