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넷마블의 든든한 유동성 공급원이었던 하이브 지분의 활용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그간 하이브 지분을 순차 매각하며 1조 원 이상의 차입금을 털어내고 재무구조를 개선해왔지만, 최근 하이브 주가가 반년 만에 반토막이 나면서 잔여 지분의 현금 조달력이 떨어진 것이다. 
 
넷마블 '하이브' 주가 급락에 지분가치 줄어, 김병규 투자금 조달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 속도 내나

▲ 8일 하이브 주가는 올해 고점인 40만5500원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하락한 18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1조 원 가량의 잔여 차입금 상환과 신사옥 건립 등 자금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김병규 넷마블 대표가 엔씨 지분 등 다른 비핵심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쏠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33% 하락한 18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2월 장중 40만5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최근 10만 원대 중반까지 밀려나며 불과 반년 만에 절반 이하로 주저앉았다.

하이브 주식은 그간 넷마블의 재무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

넷마블은 2018년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 25.71%를 약 2천억 원에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넷마블은 이후 2021년 북미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2조5천억 원대에 인수하면서, 불어난 차입금 부담을 덜기 위해 2023년부터 하이브 지분을 수차례 처분헤 차입금을 상환해왔다. 

최근 3년간 하이브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만 1조2642억 원으로, 초기 투자 원금을 6배 이상 웃도는 자금을 회수했다.

이 같은 하이브 지분 매각과 올해 상반기 서울 구로 사옥 ‘지타워’ 매각(약 7천억 원) 등으로 넷마블의 재무 체력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회사의 단기 차입금은 3059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556억 원 감소했다. 스핀엑스 인수 직후인 2023년 1467억 원까지 치솟았던 연간 이자비용도 2025년 725억 원으로 절반 가량 축소됐다.

다만 그간 재무개선에 큰 역할을 했던 하이브의 지분 활용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수차례 지분 매각을 거치며 넷마블이 보유한 하이브 지분율은 7.08%까지 줄었다.  

올해 2월 하이브 주식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거래에 따른 손실도 예상된다. PRS란 현금을 먼저 확보한 뒤 향후 주식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을 정산하는 파생상품 계약이다.  

당시 넷마블은 하이브 지분 88만 주를 주당 36만4500원에 처분했지만,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상반기에만 1416억 원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정산 시점까지 주가가 유의미하게 반등하지 못할 경우 추가 평가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넷마블은 안정적 배당 수익을 위해 최근 알짜 자회사인 코웨이 지분(현재 지분율 27.01%)을 추가 장내 매수하는 데에도 현금을 투입했다.
 
넷마블 '하이브' 주가 급락에 지분가치 줄어, 김병규 투자금 조달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 속도 내나

▲ 넷마블은 올해 6월12일 NH투자증권에 서울 구로구 사옥인 지타워(사진)의 토지와 건물 일체를 6976억7082만원에 매각했다. <넷마블>


반면 자금 수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우선 상반기 말 기준으로 스핀엑스 인수 당시 설정된 잔여 차입금이 약 542억 원 남아 있다.

또 총 도급액 3250억 원이 투입되는 과천 ‘G-타운’ 신사옥 신축 공사가 2027년 말까지 진행돼 지속적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넷마블이 추가 비핵심 투자자산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주목된다. 하이브 지분에 이은 대표적인 유동화 후보로는 엔씨 지분(9.05%)이 꼽힌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엔씨 지분 전량을 매각할 경우 4124억 원을 조달할 수 있다.

넷마블은 지난 2021년 엔씨소프트와의 주주 간 계약을 종료하며 경영권 협력 관계를 정리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넷마블 게임들의 수익 창출력이 낮아지면서 두 기업 사이의 전략적 제휴 명분이 약해졌다"며 "최근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넷마블 지분율을 38.3%까지 끌어올리면서 지분 제휴를 유지할 필요성도 약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