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종민 CJCGV 대표이사가 아시아 사업을 둘러싼 복잡한 재무 문제를 풀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아시아 사업을 담당하는 CGI홀딩스의 매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이 회사 재무적투자자(FI)와 관련해 최대 1200억 원대 자금을 부담해줘야 할 위기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CJCGV 아시아 사업 담당 CGI홀딩스 매각 10개월째 무소식, 정종민 FI에 1200억 상환 현실화되나

정종민 CJCGV 대표이사(사진)가 최대 1200억 원의 자금 부담에 대처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CJCGV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아시아시네마그룹의 인수금융은 11월19일 만기가 돌아온다. 6월 말 기준 금액은 1228억5755만 원이다.

아시아시네마그룹은 CJCGV의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아시아 중간지주사 CGI홀딩스의 FI다.

아시아시네마그룹은 2024년 11월 CGI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특수목적회사 펠릭스ACG에서 8970만 달러를 빌려 기존 차입금을 갚았다. 이를 2026년 6월 말 환율로 환산한 금액은 1228억5755만 원이다.

CJCGV는 이 과정에서 아시아시네마그룹이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부족한 자금을 보충하기로 펠릭스ACG와 약정을 맺었다.

아시아시네마그룹이 11월까지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차환에 성공하면 CJCGV의 대환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 대표가 실제 자금 유출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CJCGV는 해당 자금보충약정과 관련해 6월 말 941억6100만 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하고 기타유동부채로 분류했다. 앞으로 부담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을 미리 부채로 잡아둔 것이다.

CJCGV가 아시아 중간지주사에 투자한 FI의 인수금융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배경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시아시네마그룹은 2019년 3336억 원을 투입해 CGI홀딩스 지분 28.57%를 인수했다.

CJCGV는 투자를 받을 당시 2023년 6월까지 CGI홀딩스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로 약속했다. 기업가치도 2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극장산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상장이 무산됐다.

CJCGV는 이후 아시아시네마그룹이 보유한 CGI홀딩스 지분 약 11%를 1500억 원대에 다시 사들였다. 이에 따라 현재 CJCGV는 CGI홀딩스 지분 82.42%, 아시아시네마그룹은 17.58%를 보유하고 있다.

정 대표가 취임한 2025년 아시아시네마그룹은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했다. 동반매도청구권은 FI가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팔 때 최대주주가 가진 지분도 함께 팔 수 있는 권리다.

CJCGV는 아시아시네마그룹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을 다시 사들일 수 있었지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아시아시네마그룹이 보유한 17.58%뿐 아니라 CJCGV가 보유한 82.42%까지 CGI홀딩스 지분 100%가 매각 대상이 됐다.

아시아시네마그룹은 2025년 10월 모건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CGI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할 새 주인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각 작업이 시작된 지 약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알려진 인수후보나 우선협상대상자는 없다.

매각 가격에도 제약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CJCGV가 앞서 CGI홀딩스 전체 지분가치를 4억 달러(약 5500억 원)로 산정해 우선제안권을 행사하면서 아시아시네마그룹은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외부에 지분을 팔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로서는 매각을 직접 주도하는 주체가 FI인 만큼 새 인수자를 찾는 작업에 관여하기 어려우면서도 매각 지연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함께 짊어져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CJCGV도 매각이 성사될지, 언제 마무리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CJCGV는 2026년 반기보고서에서 “현재 CGI홀딩스 지분의 매각 가능 여부와 매각 완료 시기는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CJCGV로서는 아시아 극장사업의 경영권을 매각 대상에 내놓고도 FI가 해당 지분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을 상환하는 데까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위기에 몰린 형국이다.

 
CJCGV 아시아 사업 담당 CGI홀딩스 매각 10개월째 무소식, 정종민 FI에 1200억 상환 현실화되나

▲ CJCGV는 현재 아시아 중간 지주사 CGI홀딩스 지분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CJCGV 극장의 모습. <연합뉴스>


아시아시네마그룹은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이 세운 회사인 만큼 만기 연장이나 차환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CJCGV가 6월 말 자금보충약정과 관련해 충당부채를 반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자금 유출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CJCGV가 자금을 제공하더라도 회수에는 불확실성이 따른다. 자금보충액은 형식상 대여금으로 처리되지만 인수금융과 관련한 다른 채무가 모두 상환된 뒤 가장 마지막 순서로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정 대표가 자금보충 의무에 대비할 수 있는 현금은 현재 확보돼 있다.

CJCGV는 6월 말 연결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4434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금보충 약정액 1228억5755만 원만 놓고 보면 당장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CJCGV가 갚아야 할 다른 빚도 적지 않다.

한국신용평가는 3월 말 기준으로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CJCGV의 단기성 차입금을 약 1조4천억 원으로 파악했다.

CJCGV는 6월 전환사채 원리금 약 2471억 원을 조기상환했다. 앞으로도 남은 차입금 상환과 이자비용, 영화관 임차료 성격의 리스부채 지급, 시설투자 등에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

한국신용평가는 6월 보고서에서 “CGI홀딩스의 재무적투자자에게 제공한 자금보충 약정의 이행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회계상 지표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CJCGV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