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마트·트레이더스 품은 서울 첫 스타필드마켓 가보니, '미래형 점포' 넘어서 '체류형 공간' 진화

▲ 27일 서울시 노원구에 스타필드마켓 월계점이 새롭게 단장해 개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아이들이 키즈카페에 들어간 사이 잠깐 앉아 커피를 마시려고요.”

2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스타필드마켓 월계점 2층. 통유리 너머 키즈카페에는 아빠와 아이가 들어갔고 엄마는 바로 옆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쉴 수 있는 자리였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이른 시간이었지만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 단위 고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스타벅스 앞에는 주문을 기다리는 줄이 늘어섰고 넓게 마련된 좌석에는 유모차를 옆에 세워둔 부모들이 자리했다. 오전 11시가 지나자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좌석이 찼다.

이마트는 전국 매출 최상위권 점포 가운데 하나인 월계점을 6년 만에 다시 손보면서 이마트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DNA를 결합한 스타필드마켓으로 재탄생시켰다.

2020년 식료품과 전문점을 강화한 ‘미래형 점포’로 재단장했다면 이번에는 가족 고객이 장보기 뒤에도 외식과 문화, 놀이를 즐기며 오래 머물는 ‘체류형 공간’으로 성격을 바꿨다. 판매 기능을 강화했던 첫 번째 변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스타필드마켓 월계점은 스타필드마켓 5호점이자 서울 내 첫 점포로 스타필드마켓 가운데 처음으로 이마트와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을 함께 품었다. 다른 스타필드마켓보다 장보기 선택지가 넓은 데다 가족 단위 고객의 여가까지 한 번의 방문 안에서 해결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 첫 스타필드마켓으로 월계점이 선택된 데에도 기존 점포 구조와 상권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

이마트 관계자는 “월계점은 이전부터 이마트와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을 함께 운영해온 만큼 ‘체류형 테넌트’를 더해 일상 장보기와 대량 구매, 여가생활을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구조를 구현하기 용이했다”며 “약 140만 명 규모의 탄탄한 배후 수요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고려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오래 머무는 점포’를 만들려는 변화가 특히 2층에서 두드러졌다.

중앙에는 다양한 책과 앉을 공간이 마련된 ‘북 그라운드’가 눈에 띄었다. 그 주변에는 스타벅스와 영풍문고, 푸드코트, 아동복 매장이 모여 있었다. 아이가 놀거나 책을 읽는 동안 부모가 커피를 마시거나 주변 매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

실제 북 그라운드와 영풍문고에서는 책을 꺼내 읽는 아이들과 곁에서 기다리는 부모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북 그라운드를 찾은 한 고객은 “아이들이 앉거나 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이 넓고 아동용 책도 많아 좋다”며 “가족화장실과 유아화장실, 유아휴게실도 가까이 있어 아이와 함께 이동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월계점은 가족 고객을 위한 문화·휴식공간을 595㎡(약 180평) 규모로 확대했다. 이 가운데 북 그라운드는 519㎡(약 157평) 규모다. 키즈 공간도 3세 이상 어린이를 위한 독서공간과 영유아 놀이공간으로 나눴다.
 
[현장] 이마트·트레이더스 품은 서울 첫 스타필드마켓 가보니, '미래형 점포' 넘어서 '체류형 공간' 진화

▲ 서울 노원구 스타필드마켓 월계점 2층에 위치한 '북 그라운드'. <비즈니스포스트>

단순히 놀이공간과 휴식공간만 늘린 것은 아니다.

소아과와 유아휴게실, 가족화장실을 비롯해 미용실과 네일숍 등 생활밀착형 시설도 배치했다. 가족 고객이 장보기뿐 아니라 여러 생활용무를 한 번의 방문에서 해결하도록 한 구성이다.

반려동물을 동반한 고객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노원구에 거주한다는 한 고객은 “반려견을 데리고 올 수 있어 가족이 함께 방문하기 편해졌다”며 “이전까지는 반려견과 함께 방문하기 위해 스타필드고양을 자주 방문해 왔다”고 말했다.

스타필드마켓의 반려동물 동반 정책에 따라 예방접종을 마친 5kg 미만 반려견과 반려묘는 펫모차나 켄넬 등을 이용하면 이마트와 식음료 매장 등 일부 공간을 제외한 매장의 약 60%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머무는 공간을 둘러싼 식음료와 전문점 구성도 크게 바뀌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노브랜드버거 등 식음료 매장이 고객을 맞았고 패션·스포츠 매장이 이어졌다. 식음료 브랜드는 약 80%가 교체되거나 자리를 옮겼다. 올리브영은 기존보다 3배 넓은 397㎡(약 120평) 규모로 확대됐다.

신세계팩토리스토어와 데카트론, ABC마트도 들어섰다. 11월에는 유니클로와 무인양품도 추가 개점한다.

물론 월계점의 중심은 여전히 장보기였다.

이른 시간부터 이마트 식품매장에는 장을 보려는 고객들의 카트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수산과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 코너에는 새 단장 기념 할인상품을 살펴보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통로 곳곳에서 카트가 잠시 멈춰 서기도 했다. 진열대 앞에서 가격표를 확인하거나 상품을 비교해 담는 모습도 이어졌다.

대용량 상품을 판매하는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으로 향하는 고객들의 발길도 꾸준했다. 일부 고객은 이마트에서 장을 본 뒤 주차장으로 이동해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으로 바로 향했고, 반대로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에서 대용량 상품을 구매한 뒤 이마트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현장] 이마트·트레이더스 품은 서울 첫 스타필드마켓 가보니, '미래형 점포' 넘어서 '체류형 공간' 진화

▲ 서울 노원구 스타필드마켓 월계점 2층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 <비즈니스포스트>

월계점은 이미 장보기 경쟁력이 검증된 점포다. 2004년 문을 연 뒤 노원·성북·도봉구 등 서울 동북권 약 140만 명의 배후 수요를 확보했으며 영업면적은 2만1785㎡(약 6590평)로 서울 이마트 점포 가운데 가장 크다.

특히 2020년 5월 이마트 최초의 몰형 ‘미래형 점포’로 재단장된 뒤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리뉴얼 전 전국 이마트 매출 5~10위권이었던 월계점은 2021년 매출 1위로 올라섰다. 2022년 4월 매출은 리뉴얼 직전인 2020년 4월과 비교해 114% 증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당시 월계점을 이마트 오프라인 혁신의 상징적 점포로 바라봤다.

정 회장은 부회장이던 2020년 6월4일 그해 첫 현장경영 장소로 월계점을 선택해 약 2시간 동안 식품매장과 전문점을 둘러봤다. 당시 맞춤형 서비스 확대와 이마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상품·콘텐츠 발굴을 주문했다.

6년 뒤 다시 이뤄진 리뉴얼은 당시 성공 공식을 그대로 반복하기보다 점포의 역할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020년 변화가 식료품 경쟁력을 높이고 전문점을 확대해 ‘장보기 좋은 이마트’를 만드는 데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그 고객을 점포 안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장보기를 마친 뒤 외식하거나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패션·생활용품까지 둘러보도록 소비 동선을 확장했다.

앞선 스타필드마켓에서는 이 같은 체류형 전략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스타필드마켓으로 재단장한 3개 점포의 2026년 2분기 매출과 방문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평균 79.5%, 42.4% 증가했다. 3시간 이상 머문 고객의 비중도 평균 90.8% 늘었다.

기존 이마트 월계점을 자주 이용했다는 한 고객은 “예전에는 장을 보고 필요한 물건만 산 뒤 바로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아이와 앉아 있을 공간이나 식당, 둘러볼 매장이 많아져 장을 본 뒤에도 더 머물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월계점은 이미 집객력과 매출이 높은 성숙 점포라는 점에서 출발선이 다르다고 평가된다.

새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만큼 기존 장보기 고객이 식음료와 문화, 패션 등 다른 공간까지 이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6년 전 장보기 경쟁력을 높여 전국 매출 최상위권으로 올라선 월계점이 이번에는 고객의 체류시간까지 늘릴 수 있을지가 새로운 시험대인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해 기존 점포 리뉴얼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상품 판매 공간에서 나아가 쇼핑과 체험, 휴식, 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체류형 공간’으로 전환해 고객이 시간을 보내며 ‘머무는 쇼핑’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