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나프타분해설비(NCC) 사업재편안 마련에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물론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장기 실적 흐름을 놓고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그런 만큼 김 사장으로서는 사업재편안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필요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1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1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에도 긍정적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에 배터리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의 부진으로 연결기준 매출 12조2470억 원, 영업손실 500억 원을 냈다.
다만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매출 4조4720억 원, 영업이익 165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 2394억 원 수준의 대규모 영업손실에서 한 분기만에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에 영업이익 293억 원을 거둔 것 외에 1분기에는 영업손실 563억 원, 2분기에는 영업손실 898억 원을 내는 등 내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와 달리 올해 들어서는 1분기 석유화학 부문 실적을 회복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300억~1700억 원가량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2분기 실적을 놓고 “1분기 발생한 유럽 반덤핑 관세 환급의 일회성 이익 효과가 2분기에는 나타나지 않겠으나 저가 나프타 투입에 따른 래깅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1분기와 유사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료는 과거 싸게 산 것을 투입하지만 석유화학 제품은 이란 전쟁으로 상승한 현재 가격에 팔아 이익을 보는 효과가 이어진다는 의미다.
다만 이런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회복 흐름은 오랜 기간 이어진 업계 불황의 탈출이나 LG화학의 자체적 경쟁력의 강화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LG화학을 비롯해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은 대체로 1분기에 수익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란전쟁의 영향에 따라 올해 2월이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제품과 원재료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공급된 석유화학 제품의 제조를 위해 사용된 나프타 등 주요 원재료는 가격 상승 이전부터 확보해 둔 재고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 뒤 점점 원가에 원재료 가격의 상승이 반영되고 가격 상승에 따라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 심화하면 하반기 들어서는 올해 상반기와 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석유화학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란전쟁이 끝나고 중국의 석유화학 생산시설의 증설 효과 등이 반영되면 세계 석유화학 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사장으로서는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에서 당장 한숨을 놓기는 했지만 NCC 사업재편을 비롯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 체질개선에 여전히 속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김 사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와 함께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로의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체질 개선의 핵심으로 꼽히는 NCC 사업재편을 놓고 LG화학은 여전히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인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NCC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월에 HD현대케미칼과 대산사업단지 내 NCC를 놓고 사업재편 방안을 확정하고 정부의 승인까지 받았다. 롯데케미칼은 또 여수산업단지에서 여천NCC와 사업재편안을 마련해 정부에 재출한 상태다.
이와 달리 LG화학은 여수산업단지 내 NCC 감축 문제를 놓고 GS칼텍스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여수산단에 총 200만톤의 NCC 설비를 갖추고 있다. GS칼텍스는 약 90만 톤 규모의 NCC를 운영한다.
산업통상부는 애초 올해 1분기를 사업재편 최종안의 제출마감 시한으로 제시했었다. 하지만 LG화학과 GS칼텍스는 5월 현재까지 NCC 통합과 감축 방안을 구체화하지 못했다.
LG화학과 GS칼텍스가 NCC 설비 등 자산의 가치산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란전쟁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 부족 문제가 불거진 점은 NCC 구조조정 협상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NCC가 오랜 기간 석유화학 기업들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해 온 만큼 석유화학 기업으로서는 쉽게 정부가 요구하는 생산설비 감축에 따르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전쟁으로 석유화학 공급망에 위기가 발생했을때 NCC 가동 역량을 확보하는 일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LG화학은 중국발 공급 과잉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김 사장으로서는 사업 재편안 마련에 속도를 내야 어깨가 무겁다고 볼 수 있다.
양철호 LG화학 경영전략그룹장 상무는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안으로 사업재편을 최종 승인 받고 GS칼텍스와 협업 모델을 마련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화가 없다”며 “세부 내용을 놓고는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상무는 “LG화학 입장에서는 정유 기반의 원료 경쟁력 확보, GS칼텍스 입장에서는 LG화학이 보유한 석유화학 사업 역량의 내재화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양사 모두 NCC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강화라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호 기자
LG화학은 물론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장기 실적 흐름을 놓고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그런 만큼 김 사장으로서는 사업재편안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필요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21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1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에도 긍정적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에 배터리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의 부진으로 연결기준 매출 12조2470억 원, 영업손실 500억 원을 냈다.
다만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매출 4조4720억 원, 영업이익 165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 2394억 원 수준의 대규모 영업손실에서 한 분기만에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에 영업이익 293억 원을 거둔 것 외에 1분기에는 영업손실 563억 원, 2분기에는 영업손실 898억 원을 내는 등 내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와 달리 올해 들어서는 1분기 석유화학 부문 실적을 회복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300억~1700억 원가량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2분기 실적을 놓고 “1분기 발생한 유럽 반덤핑 관세 환급의 일회성 이익 효과가 2분기에는 나타나지 않겠으나 저가 나프타 투입에 따른 래깅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1분기와 유사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료는 과거 싸게 산 것을 투입하지만 석유화학 제품은 이란 전쟁으로 상승한 현재 가격에 팔아 이익을 보는 효과가 이어진다는 의미다.
다만 이런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회복 흐름은 오랜 기간 이어진 업계 불황의 탈출이나 LG화학의 자체적 경쟁력의 강화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LG화학을 비롯해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은 대체로 1분기에 수익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란전쟁의 영향에 따라 올해 2월이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제품과 원재료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공급된 석유화학 제품의 제조를 위해 사용된 나프타 등 주요 원재료는 가격 상승 이전부터 확보해 둔 재고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 뒤 점점 원가에 원재료 가격의 상승이 반영되고 가격 상승에 따라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 심화하면 하반기 들어서는 올해 상반기와 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석유화학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란전쟁이 끝나고 중국의 석유화학 생산시설의 증설 효과 등이 반영되면 세계 석유화학 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사장으로서는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에서 당장 한숨을 놓기는 했지만 NCC 사업재편을 비롯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 체질개선에 여전히 속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김 사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와 함께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로의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체질 개선의 핵심으로 꼽히는 NCC 사업재편을 놓고 LG화학은 여전히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 LG화학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이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인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NCC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월에 HD현대케미칼과 대산사업단지 내 NCC를 놓고 사업재편 방안을 확정하고 정부의 승인까지 받았다. 롯데케미칼은 또 여수산업단지에서 여천NCC와 사업재편안을 마련해 정부에 재출한 상태다.
이와 달리 LG화학은 여수산업단지 내 NCC 감축 문제를 놓고 GS칼텍스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여수산단에 총 200만톤의 NCC 설비를 갖추고 있다. GS칼텍스는 약 90만 톤 규모의 NCC를 운영한다.
산업통상부는 애초 올해 1분기를 사업재편 최종안의 제출마감 시한으로 제시했었다. 하지만 LG화학과 GS칼텍스는 5월 현재까지 NCC 통합과 감축 방안을 구체화하지 못했다.
LG화학과 GS칼텍스가 NCC 설비 등 자산의 가치산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란전쟁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 부족 문제가 불거진 점은 NCC 구조조정 협상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NCC가 오랜 기간 석유화학 기업들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해 온 만큼 석유화학 기업으로서는 쉽게 정부가 요구하는 생산설비 감축에 따르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전쟁으로 석유화학 공급망에 위기가 발생했을때 NCC 가동 역량을 확보하는 일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LG화학은 중국발 공급 과잉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김 사장으로서는 사업 재편안 마련에 속도를 내야 어깨가 무겁다고 볼 수 있다.
양철호 LG화학 경영전략그룹장 상무는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안으로 사업재편을 최종 승인 받고 GS칼텍스와 협업 모델을 마련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화가 없다”며 “세부 내용을 놓고는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상무는 “LG화학 입장에서는 정유 기반의 원료 경쟁력 확보, GS칼텍스 입장에서는 LG화학이 보유한 석유화학 사업 역량의 내재화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양사 모두 NCC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강화라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