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스페이스X 최대 1190억 달러 반도체 투자 속도, 인텔의 삼성전자 추격에 힘 실어줘

▲ 일론 머스크 CEO의 스페이스X 및 테슬라가 테라팹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핵심 협력사인 인텔에 수혜가 집중되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경쟁에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떠오른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스페이스X 사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 ‘테라팹’ 건설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있다. 파운드리 핵심 협력사인 인텔이 수혜를 볼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의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이 테라팹 프로젝트를 계기로 고객사들에 주목받으면 삼성전자가 추격을 방어하는 데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날 텍사스주 당국에 550억 달러(약 80조 원) 규모의 테라팹 초기 투자와 관련한 계획을 제출했다.

스페이스X는 추가 투자까지 포함해 자본 지출 총액이 1190억 달러(약 173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텍사스 그림스카운티 당국은 6월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세제혜택 등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투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가 설립하는 반도체 공장은 삼성전자나 TSMC를 비롯한 기존 파운드리 협력사에 의존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페이스X는 이르면 6월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신청서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체 개발 및 생산과 관련해 상당한 투자가 집행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겸 스페이스X CEO는 최근 테슬라 콘퍼런스콜에서 인텔 14A(1.4나노급)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를 제조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결국 인텔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반도체 설비 투자에 집중적으로 수혜를 볼 공산이 크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테라팹 프로젝트는 그동안 증권가에서 다소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고 단기간에 관련 기술과 공급망을 확보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투자기관 번스타인은 테라팹 건설이 “화성에 우주선을 보내는 일보다 난이도가 높다”고 지적하며 관련 장비와 전문인력 확보 등 측면에서 난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 투자를 위한 절차에 속도가 붙고 인텔도 정식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합류한 만큼 현실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 스페이스X 최대 1190억 달러 반도체 투자 속도, 인텔의 삼성전자 추격에 힘 실어줘

▲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설비 홍보용 이미지. <인텔>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증권사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라팹 건설에 최대 450억 달러(약 65조 원)가 투입될 수 있다는 추정치를 제시했다.

반면 스페이스X가 550억~1190억 달러에 이르는 예상치를 제시한 것은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에 매우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가 테라팹 계획을 처음 발표한 직후에는 회의적 여론이 우세했다”며 “하지만 장비 공급망 확보와 투자, 인텔과 협력 등이 신속하게 이뤄지며 그의 야심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 및 스페이스X와 인텔 사이의 협력은 반도체 위탁생산에 그치지 않고 설계와 패키징 분야까지 포함한다. 결국 인텔 기술에 의존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테라팹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테슬라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던 삼성전자와 TSMC의 역할은 인텔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축소될 공산이 크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지분 투자와 보조금을 받아 반도체 제조업 경쟁력을 재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내 첨단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한 정책에 수혜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 및 스페이스X와 협업 관계를 강화하는 일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성장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첨단 파운드리 시장은 현재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다. TSMC가 전 세계 고객사들의 수주를 사실상 독점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유일한 대안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인텔이 테슬라와 협력으로 첨단 파운드리 사업 역량을 증명한다면 삼성전자는 TSMC의 점유율을 따라잡는 동시에 인텔의 추격도 막아야 하는 과제가 무거워진다.

더구나 테슬라는 삼성전자가 최신 2나노 공정으로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한 몇 안 되는 대형 고객사라는 점에서 인텔의 성장이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국 CNBC는 “인텔 주가는 테슬라와 협력을 발표한 4월 한 달 동안 114% 상승했다”며 “TSMC의 생산 능력이 한계를 맞으면서 인텔에 수혜가 집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