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을 겨냥한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된 뒤 중국 화웨이와 ZTE가 베트남에서 5G 통신장비를 잇따라 수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중국과 경제 협력 강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평가된다. 화웨이 5G 통신장비 홍보용 사진.
베트남은 그동안 보안 등 문제로 중국 통신기술 사용을 꺼려 왔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중국과 관계 회복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는 28일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와 ZTE가 최근 잇따라 베트남 국영 통신사들의 5G 통신장비 입찰에서 수주 확보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과 베트남의 관계 회복을 의미하는 신호라는 평가가 제시됐다.
베트남 정부가 그동안 통신장비와 같이 민감한 국가 인프라에 중국 기술 활용을 꺼려왔기 때문이다.
화웨이와 ZTE 통신장비는 현재 미국과 유럽 다수 국가에서 안보 문제를 이유로 사용이 금지됐다.
베트남은 주로 노키아와 에릭슨, 퀄컴 등 기업의 5G 통신장비를 활용해 왔다.
그러나 로이터는 최근 미국 정부가 베트남산 제품에 수입 관세를 인상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해 중국 기업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왔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화웨이 컨소시엄은 미국 트럼프 정부가 베트남을 대상으로 고율 관세 부과를 발표한 뒤 몇 주 만에 2300만 달러(약 337억 원) 규모 5G 장비를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6월에는 베트남 군이 소유한 통신사업자 비엣텔이 화웨이와 5G 기술 협정을 체결했다.
ZTE의 베트남 수주는 미국 정부가 수입관세를 발효한 뒤 약 1개월만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의 한 공급망 전문가는 로이터에 “베트남은 장기간 중국 기술에 관망하는 자세를 보여 왔다”며 “그러나 통신장비 계약을 계기로 중국과 경제 협력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로이터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서방 국가 고위급 관리들의 회담에서 중국산 통신장비 활용과 관련한 문제가 논의되었다는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 장비 사용이 베트남의 통신 네트워크 신뢰를 낮춰 미국의 첨단 기술 활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