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이달 말 LG그룹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취임 1년을 맞았다.

취임 이후 안정적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취임 1년 LG유플러스 홍범식, 실적 개선과 해킹 리스크 사이 경영능력 시험대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취임 1년을 맞았다. 1년 간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경영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해킹 의혹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LG유플러스 >


다만 해킹 의혹과 관련한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경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그룹은 27일경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홍 사장은 이번 인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된다.

홍 사장이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 사장에 취임한 데다 임기가 2028년까지 보장돼 있어 이번 인사에서 변동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특히 홍 사장은 취임 이후 LG유플러스의 실적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가시적 경영 성과를 보이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분기별 연결기준 매출은 1분기 3조7481억 원, 2분기 3조8444억 원, 3분기 4조108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분기 2554억 원, 2분기 3045억 원을 내다가 3분기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1500억 원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1617억 원으로 감소하기는 했으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실적 증가세는 가입자 증가에 따른 통신 본업의 성장과 AI 사업의 성과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모바일 서비스 수익은 경쟁사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 여파에 따른 가입회선 증가 등에 힘입어 1분기 1조6121억 원, 2분기 1조6542억 원, 3분기 1조7114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홍 사장이 취임 이후 새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사업도 실적에 가시적 기여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매출은 1분기 873억 원, 2분기 963억 원, 3분기 1031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AIDC에 신규 거래사가 늘어나며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고, 코람코자산운용 소유의 데이터센터의 위탁운용도 맡아 3분기 관련 매출이 인식되고 있어 AI 사업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1월 보고서에서 LG유플러스의 장기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하면서 “안정적 가입자 기반과 데이터 사용량 증가, 기업부문 매출 증가 등을 바탕으로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 지속적 데이터 수요 확대, IDC 위탁운영을 비롯한 B2B 사업 기반 확대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외형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업계도 홍 사장의 임기 동안 실적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해 연결기준 매출 15조5272억 원, 영업이익 9495억 원, 순이익 566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에 매출 15조7635억 원, 영업이익 1조1631억 원, 순이익 7620억 원으로 다시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에는 매출 16조764억 원, 영업이익 1조2355억 원, 순이익 8200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취임 1년 LG유플러스 홍범식, 실적 개선과 해킹 리스크 사이 경영능력 시험대

▲ LG유플러스는 매출·영업이익 등 실적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해킹 사고 리스크가 향후 실적 변동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연합뉴스>


다만 최근 불거진 해킹 사고 리스크는 이러한 성장 흐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 통신사 대표들도 해킹 사고 여파로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연임에 실패한 사례가 있어,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이후 보상안·과징금 수준에 따라 회사 실적뿐 아니라 홍 사장의 입지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번 해킹 사태를 홍 사장이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향후 그의 경영 성과 평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사장의 전임자인 황현식 사장도 재임 중 약 3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악재를 겪었으나, 1999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KT를 제치고 무선 점유율 2위를 달성하고 2022년 사상 첫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연 성과로 입지를 다지며 연임에 성공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해킹 관련 비용이 일부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2025년 유의미한 이익 성장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2026년엔 높은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