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시민단체 한국 일본 상대 시위, "열대우림 파괴하는 바이오매스 수입 멈춰달라"

▲ 인도네시아 시민단체 구성원이 20일 한국 대사관 앞에서 한국 정부에 바이오매스 보조금 지급, 목재펠릿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기후솔루션>

[비즈니스포스트] 인도네시아 시민단체들이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바이오매스 발전용 원료 수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20일(현지시각) 국내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주인도네시아 한국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양국의 바이오매스 발전 정책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인도네시아 시민단체 포레스트워치 인도네시아, 트렌드아시아, 사죠교연구소 등이 주도했다.

이들 단체는 "매년 증가하는 양국의 발전용 목재펠릿 수입이 인도네시아의 자연림을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외주화해 현지 지역사회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바이오매스 발전은 화력발전소에서 화석연료가 아니라 각종 유기물을 태워 발전하는 방식을 말한다.

주로 목재를 태우는데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데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은 바이오매스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목재를 수입해오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인도네시아산 목재 펠릿 수입량은 51만 톤으로 2020년 30만 톤과 비교해 70% 증가했다.

올해에는 더 크게 늘어 지난달까지 누적 기준 60만 톤을 넘어섰다. 여기에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까지 포함하면 수입량은 200만 톤에 달한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한국이 가장 많은 목재 펠릿을 수입하는 나라다. 수입량의 상당부분이 술라웨시 섬 고론탈로주의 자연림을 파괴하면서 생산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림청은 지난해 국감에서 동일한 문제를 지적받았는데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며 "그 사이에 축구장 3천 개 크기의 숲이 추가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고론탈로에서만 지금까지 축구장 8천 개 면적의 숲이 한국과 일본 바이오매스 수요 때문에 사라졌다"며 "인도네시아산 목재펠릿에 대한 현장 공급망 실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위에 참가한 앙기 푸트라 프라요가 포레스트워치 인도네시아 캠페이너는 "한국과 일본은 친환경 에너지라는 명목으로 인도네시아의 숲을 착취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 두 나라가 수입하는 목재펠릿의 약 80% 이상이 자연림을 파괴하고 생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오매스 탄소 배출량은 한국과 일본 같은 수입국에서는 무배출로 계산되지만 인도네시아는 산림지를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산림 바이오매스를 에너지전환과 기후정책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제기되는 바이오매스 산림 훼손 논란에 한국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달 초부터 바이오매스 발전 보조금 역할을 하는 신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개편안을 시행했다.

하지만 해당 개편안은 올해부터 축소할 것으로 예정돼 있던 수입산 바이오매스 가중치를 사실상 유지하고 석탄발전소도 바이오매스로 전환해 2050년 이후까지 가동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에 기후솔루션 등 국내 환경단체들은 기후부의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규탄하는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대사관 앞 시위를 연 인도네시아 시민단체들은 한국과 일본 정부가 목재펠릿 수입을 중단하고 바이오매스 보조금을 폐지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전환을 추진해줄 것을 촉구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