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풍력발전기에 부착할 날개(블레이드)가 4월16일 미국 코네티컷주 뉴런던 스테이트 부두에서 운반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재생에너지 혜택을 줄였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걷히고 전력 수요가 늘어 펀드 수익성도 나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각) 금융정보업체 LSEG 리퍼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9월 세계 재생에너지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8억 달러(약 1조1366억 원)로 2022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생에너지 펀드는 최근 25개월 연속 순유출을 겪으며 모두 240억 달러(약 34조1천억 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러다 올해 6월부터 다시 자금이 돌아오기 시작했는데 9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로베코의 로만 보너 펀드매니저는 9일 로이터를 통해 “회사가 운용하는 ‘스마트 에너지 펀드’에서 투자금이 계속 줄다가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앞서 2년 동안 재생에너지 부문은 약세 전망과 공매도 세력 유입으로 투자자에게 외면받았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7월4일 서명한 감세 법안에 재생에너지 세액공제 철회가 들어가 투자 매력도를 떨어트릴 것이란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미국 감세안이 재생에너지 부문에 예상보다 타격을 적게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정책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투자자가 다시 관심을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알라스테어 비숍 펀드매니저는 “투자자가 오히려 (재생에너지 분야) 펀더멘털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계기”라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는 배경이라고 로이터는 꼽았다.
데이터센터를 많이 짓고 전력망을 개선할수록 전력 수요가 따라 느는데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설치 비용이나 속도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기네스의 조너선 웨그혼 펀드매니저는 “전력 수요 전망치가 불과 수 년 동안 8배나 급증했다”며 “재생에너지 부문은 투자 수익률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