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전자가 오는 10월 인도 법인의 IPO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IPO를 통해 '인도 국민 브랜드' 목표에 다가설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에 따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공언한 ‘인도 국민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인도 법인이 단순한 ‘외국계 다국적 기업(MNC)’이 아닌 인도인들이 함께 소유한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각) LG전자 인도 법인이 10월 둘째 주 약 1150억 루피(약 1조8천억 원)을 조달하기 위한 기업공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LG전자는 2024년 12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IPO를 위한 서류를 제출하고 올해 3월 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지만, 인도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IPO를 한 차례 연기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LG전자 인도 법인은 최근 새로운 ‘예비투자설명서’에 관한 규제 승인을 확보했으며, 다음 주에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 인도 법인은 지난해 12월 예상됐던 150억 달러(약 21조 원)에 못 미치는 90억 달러(약 12조7천억 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도 주식시장 상황과 함께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LG전자 인도 법인의 기업가치는 여전히 경쟁사와 비교해 큰 규모다.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에 따르면 인도에서 LG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미국 월풀의 인도 법인 시가총액은 19억3천만 달러 수준에 그친다. 이는 LG전자 인도 법인의 예상 가치인 90억 달러보다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조주완 사장은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3월 LG전자 주주총회에서 “인도에서 LG전자의 브랜드 위상은 아주 높다”며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인도 고객에게 사랑받는 국민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인도에 상장한 LG전자 인도 법인 주식을 구매한 인도 국민과 기관투자자들은 LG전자 주주로서 기업의 성장을 기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LG전자 인도 법인은 인도 정부로부터 정책적 혜택을 받기도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인도 증시에 상장해 인도 자본을 유치하고, 이를 인도 생산시설 확장이나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것은 인도 정부가 원하는 방향”이라며 “증시에 상장함으로써 정부와 신뢰도를 쌓을 수 있는 이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인도 상장은 현지 루피화(INR) 자금 조달에도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가 필요할 때마다 한국 본사에 의존하는 대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 자본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상장하지 않은 경쟁사보다 유연하게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
LG전자는 인도 가전 시장에서 역대급 점유율과 실적을 거두고 있다.
LG전자는 2025년 상반기 인도에서 매출 2조2829억 원, 순이익 2097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두 번째로 2조 원을 넘겼고, 순이익은 처음으로 2천억 원을 넘어섰다.
시장조사업체 레드시어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LG전자 인도 법인은 세탁기 33.5%, 냉장고 28.7%, TV 25.8% 인버터 에어컨 19.4% 등 주요 가전제품에서 인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인 드럼세탁기(36.5%), 양문형냉장고(38.3%), OLED TV(58%) 점유율은 더욱 높다.

▲ LG전자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스티 공장 건설현장. < LG전자 >
조 사장은 인도를 LG전자의 글로벌 수출 허브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인도 법인은 올해 5월 안드라프라데시 주에 있는 스리시티에 3번째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이는 4년에 거쳐 6억 달러(약 8400억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리시티 공장 건설은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는 신흥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LG전자 지역 전략의 일환”이라며 “인도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글로벌 평균 대비 2배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 중인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국가”라고 설명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