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반도체 '엔비디아 대체' 성과 확인, 미국과 무역 협상에 약점 극복

▲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서 엔비디아 대신 자국산 반도체로 기술 자급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과를 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무역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중국의 전략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화웨이 '어센드' 인공지능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대형 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자국 기술을 활용하는 데 갈수록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트럼프 정부와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의 약점으로 꼽히던 반도체 공급망을 상당 부분 보완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각) 미국 CNBC는 “현재 진행되는 미중 협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중국이 기술 자급체제 구축에 상당한 자신감을 앞세우고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자국산 반도체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 발전 성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이는 곧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화웨이는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대비 우수한 성능을 갖춘 제품을 상용화했다고 강조했다.

조사기관 스탠스베리리서치는 CNBC에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이런 소식을 전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이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라고 전했다.

중국이 무역 논의 과정에서 미국 트럼프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와 AMD 등 기업의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등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을 상대하는 무역 협상카드로 활용된다.

그러나 중국이 엔비디아 제품에 의존을 낮추고 자체 기술로 대안을 마련한다면 트럼프 정부의 전략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CNBC는 “미국의 엔비디아 수출 제재에도 중국 주요 인공지능 기업들은 큰 타격 없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기술 자립 추진은 가속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더 나아가 자국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제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해당 업체들은 현재까지 이런 영향을 충분히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번스타인은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부정적”이라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의 기술도 충분히 대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미국의 기술 규제 전략을 무력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증권사 모간스탠리도 “인공지능 산업의 중심이 대형 언어모델(LLM) 역량에서 AI 기술 응용 및 수익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유리한 환경에 놓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대형 언어모델 개발에는 엔비디아 제품과 같은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가 다수 필요하지만 AI 기술을 응용하고 서비스로 출시해 운영하는 과정에서는 필요로 하는 반도체의 필수 사양이 다소 낮기 때문이다.

모간스탠리는 “중국은 다소 낮은 수준의 하드웨어로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 역량을 키우고 있다”며 “이는 반도체 연산 성능과 관련한 시장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