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2~3년 전만 해도 모바일 게임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붉은사막’, ‘인조이’, ‘카잔’ 등 PC·콘솔 타이틀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서구·중국이 아닌 한국 개발사들이 그동안의 서비스 경험을 가지고 잘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우리가 지금 준비 중인 작품들이 그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2024년 지스타 현장에서 한 이야기다.
겉으로만 보면 게임 문법에 깊이 통달한 개발자 리더의 언어지만 한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보기 드문 ‘경영학과’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한 대표가 콘솔 게임과 글로벌 시장을 이야기 한 이유 역시 개발자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어떤 게임을, 어떤 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내보낼 것인가’라는 경영자적 관점에서 한 이야기인 셈이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전략’이라는 그의 무기가 게임업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바로 글로벌이다.
◆ 게임업계 최고의 글로벌 전략 전문가
한상우 대표의 직책 앞에는 늘 ‘글로벌’이라는 수식이 따라온다.
2006년 7월 네오위즈게임즈에 입사해 국내 사업개발을 맡다가 2008년 6월 중국 법인 네오위즈게임즈 차이나의 설립과 함께 이 법인의 대표이사가 됐다.
2011년부터는 네오위즈게임즈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지내며 해외 전장을 누볐으며 2015년 6월에는 네오위즈를 나와 중국의 글로벌 IT회사 텐센트코리아의 첫 한국인 대표를 맡았다.
2018년 8월 카카오게임즈에 입사한 이후에는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해외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으며 전략과 글로벌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한 손에 쥐었다. 오랫동안 ‘어떤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것인가’를 고민해 온 커리어인 셈이다.
◆ 카카오게임즈의 영원한 숙제, 낮은 해외 매출 비중
문제는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사업 현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주력 캐시카우인 ‘오딘:발할라 라이징’이 아직 국내 시장에 방점이 찍혀있는 탓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약 24.8%에 그친다. 주요 경쟁사들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5대 게임사(넥슨,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낮은 엔씨소프트도 2025년 2분기 기준 해외매출 비중은 36%이며, 넥슨은 60%, 넷마블은 66%이다. 펄어비스와 크래프톤은 각각 82%, 94.7%의 매출이 해외에서 나온다.
◆ 출시 예정작 6개 중 5개가 PC·콘솔, 카카오게임즈 글로벌 전략의 ‘대전환’
한 대표가 내놓은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핵심은 지스타 발언에서도 보이듯이 바로 PC·콘솔 기반 대형 게임의 출시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의 2025년 2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내년 3분기 이후 출시 예정작 6개 가운데 ‘프로젝트 QQ’를 제외한 5개가 PC·콘솔 타이틀이다.
‘갓세이브버밍엄’, ‘아키에이지크로니클’, ‘크로노오딧세이’, ‘프로젝트S’, ‘검술명가막내아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한 대표가 가장 힘을 싣고 있는 작품은 ‘갓세이브버밍엄’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20일부터 24일까지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이 타이틀을 주력 타이틀로 소개했다.
한 대표는 직접 나서 이 게임을 소개하면서 “동양의 낯선 개발사가 서구권 시장의 주류 장르에 도전한다는 것을 선입견 없이 잘 받아들일 수 있게 인식시키고 싶다”며 “또한 글로벌 포맷에 맞게 저희가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충분히 주류 장르의 규칙을 이해하고, 그 룰 위에서 승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보인 셈이다.
◆ 좀비아포칼립스와 중세 유럽의 결합, 콘솔·PC 본거지 북미와 유럽에서 통할까
‘갓세이브버밍엄’은 중세 유럽의 한 도시 버밍엄을 무대로 한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가 개발 중이며 2026년 3분기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
키워드는 ‘좀비 아포칼립스’와 ‘중세’의 결합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게임에서 특이하게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PC·콘솔 게임 시장의 핵심인 북미·유럽의 게임이용자들에게 익숙한 배경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공개 초기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월 공개된 약 9분 분량의 ‘갓 세이브 버밍엄’ 신규 트레일러는 유튜브 조회수 100만 회를 돌파했으며 5월에는 북미 최대 규모의 게임 문화 축제 ‘팍스 이스트’에서 신규 게임플레이 영상을 공개하며 관심을 모았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이번 게임스컴에서도 갓세이브버밍엄은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게임 웹진 IGN은 이번 게임스컴에서 갓세이브버밍엄 시연버전을 플레이 한 뒤 "아직 진짜 게임이라기보다는 홍보버전에 가깝다"라면서도 "기지건설, 대규모 좀비 무리(horde)가 나오는 중세 좀비게임이라구요? 제발 저도 함께하게 해주세요(Sign me up.)"라는 리뷰를 남겼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오딘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며 글로벌 매출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MMORPG 시장은 사실 서구권에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파이널판타지14 등 몇몇 게임들이 장악하고 있어 뚫어내기가 쉽지 않다”라며 “갓세이브버밍엄은 서구권 유저들한테 상당히 소구력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2024년 지스타 현장에서 한 이야기다.
겉으로만 보면 게임 문법에 깊이 통달한 개발자 리더의 언어지만 한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보기 드문 ‘경영학과’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한 대표가 콘솔 게임과 글로벌 시장을 이야기 한 이유 역시 개발자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어떤 게임을, 어떤 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내보낼 것인가’라는 경영자적 관점에서 한 이야기인 셈이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전략’이라는 그의 무기가 게임업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바로 글로벌이다.
◆ 게임업계 최고의 글로벌 전략 전문가
한상우 대표의 직책 앞에는 늘 ‘글로벌’이라는 수식이 따라온다.
2006년 7월 네오위즈게임즈에 입사해 국내 사업개발을 맡다가 2008년 6월 중국 법인 네오위즈게임즈 차이나의 설립과 함께 이 법인의 대표이사가 됐다.
2011년부터는 네오위즈게임즈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지내며 해외 전장을 누볐으며 2015년 6월에는 네오위즈를 나와 중국의 글로벌 IT회사 텐센트코리아의 첫 한국인 대표를 맡았다.
2018년 8월 카카오게임즈에 입사한 이후에는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해외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으며 전략과 글로벌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한 손에 쥐었다. 오랫동안 ‘어떤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것인가’를 고민해 온 커리어인 셈이다.
◆ 카카오게임즈의 영원한 숙제, 낮은 해외 매출 비중
문제는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사업 현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주력 캐시카우인 ‘오딘:발할라 라이징’이 아직 국내 시장에 방점이 찍혀있는 탓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약 24.8%에 그친다. 주요 경쟁사들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5대 게임사(넥슨,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낮은 엔씨소프트도 2025년 2분기 기준 해외매출 비중은 36%이며, 넥슨은 60%, 넷마블은 66%이다. 펄어비스와 크래프톤은 각각 82%, 94.7%의 매출이 해외에서 나온다.
◆ 출시 예정작 6개 중 5개가 PC·콘솔, 카카오게임즈 글로벌 전략의 ‘대전환’
한 대표가 내놓은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핵심은 지스타 발언에서도 보이듯이 바로 PC·콘솔 기반 대형 게임의 출시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의 2025년 2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내년 3분기 이후 출시 예정작 6개 가운데 ‘프로젝트 QQ’를 제외한 5개가 PC·콘솔 타이틀이다.
‘갓세이브버밍엄’, ‘아키에이지크로니클’, ‘크로노오딧세이’, ‘프로젝트S’, ‘검술명가막내아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한 대표가 가장 힘을 싣고 있는 작품은 ‘갓세이브버밍엄’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20일부터 24일까지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이 타이틀을 주력 타이틀로 소개했다.
한 대표는 직접 나서 이 게임을 소개하면서 “동양의 낯선 개발사가 서구권 시장의 주류 장르에 도전한다는 것을 선입견 없이 잘 받아들일 수 있게 인식시키고 싶다”며 “또한 글로벌 포맷에 맞게 저희가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충분히 주류 장르의 규칙을 이해하고, 그 룰 위에서 승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보인 셈이다.
![[씨저널]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글로벌 전략 대전환, PC·콘솔 대형 게임 '갓세이브버밍엄' 첫 시험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8/20250827135707_109533.jpg)
▲ 미국의 유명 게임 전문 웹진 IGN에서 공개한 갓세이브버밍엄의 데모 버전 플레이 영상. < IGN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
‘갓세이브버밍엄’은 중세 유럽의 한 도시 버밍엄을 무대로 한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가 개발 중이며 2026년 3분기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
키워드는 ‘좀비 아포칼립스’와 ‘중세’의 결합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게임에서 특이하게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PC·콘솔 게임 시장의 핵심인 북미·유럽의 게임이용자들에게 익숙한 배경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공개 초기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월 공개된 약 9분 분량의 ‘갓 세이브 버밍엄’ 신규 트레일러는 유튜브 조회수 100만 회를 돌파했으며 5월에는 북미 최대 규모의 게임 문화 축제 ‘팍스 이스트’에서 신규 게임플레이 영상을 공개하며 관심을 모았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이번 게임스컴에서도 갓세이브버밍엄은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게임 웹진 IGN은 이번 게임스컴에서 갓세이브버밍엄 시연버전을 플레이 한 뒤 "아직 진짜 게임이라기보다는 홍보버전에 가깝다"라면서도 "기지건설, 대규모 좀비 무리(horde)가 나오는 중세 좀비게임이라구요? 제발 저도 함께하게 해주세요(Sign me up.)"라는 리뷰를 남겼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오딘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며 글로벌 매출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MMORPG 시장은 사실 서구권에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파이널판타지14 등 몇몇 게임들이 장악하고 있어 뚫어내기가 쉽지 않다”라며 “갓세이브버밍엄은 서구권 유저들한테 상당히 소구력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