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단일대오'을 내새우자 당내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찬탄(윤석열 탄핵 찬성)파와 반탄(윤석열 탄핵 찬성)파 사이 대립이 깊어졌다. 결국 찬탄파가 당권을 장악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국힘 대표 취임 일성 '단일대오', 찬탄파와 '전면전' 또는 '국지전'?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앞줄 가운데)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최고위원단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민의힘 움직임을 종합하면 찬탄파와 반탄파 간의 내홍이 당 내부에서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인 26일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결선투표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을 당대표로 선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취임 일성으로 '단일대오'와 '이재명 정권 타도'를 내놨다. 특히 찬탄파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에게 '숙청'을 예고하면서 당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그는 27일 서울 동작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조 의원의 비판에 대한 취재진 물음에 "조 의원이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일일이 대응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적절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할 수 있는 결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접견' 방침을 밝힌 장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조 의원이 자신을 잇달아 비판한 것을 '내부 총질'로 보고 '결단'하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또한 장 대표는 전날인 26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원내 단일대오가 되지 않는다면 밖에 있는 우파 시민들과의 연대는 오히려 불가능하다"며 "107석 국민의힘이 믿어야 할 것은 우리가 함께 싸울 의지가 있는 자유 우파 시민과 연대해서 싸우는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이재명 정부와 싸우는 방식은 이재명 정권의 폭정에 대해 우려하고 반대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있는 모든 분들과 연대하는 것"이라며 "그 연대의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오히려 장애가 되고 방해가 된다면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금도 일관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가 연일 '결단'을 언급하면서 당내 찬탄파에 대한 출당 등 중징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반탄파와 찬탄파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특히 역사 강사 출신의 전한길씨의 등장과 함께 당심이 강성당원을 중심으로 뭉치면서 강경파로 불리는 장 대표 당선이라는 의외의 결과도 나왔다.

여기에 찬탄파의 중심을 이루는 친한동훈계는 이번 전당대회 결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달라"며 사실상 장 대표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쪽의 갈등이 격화했기에 조만간 장동혁 지도부와 찬탄파 사이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전쟁의 양상을 두고 '전면전' 보다 '국지전'이 펼쳐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는 우선 장 대표가 '전면전'을 펼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수는 107석으로 이 가운데 친한계 의원은 약 20여 명으로 알려졌다. 만약 '전면전'이 펼쳐지고 최악의 경우 이들이 '분당'에 나선다면 국민의힘 의석수는 100석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현재도 의석수 부족으로 여권의 입법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가운데 전면전은 분당 사태로 이어져 국민의힘 주류 쪽에도 불안정성이 너무 커진다.

아울러 찬탄파 쪽에서도 쉽게 전면전에 나서기 쉽지 않다. 여기에는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찬파의 유력자인 한동훈 전 대표는 '원내'에 있지 않은 만큼 현실 정치에 관여할 통로가 크게 줄어있다. 안철수, 조경태 의원이 유력하게 떠오르지만 이들 또한 구심점 노릇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국힘 대표 취임 일성 '단일대오', 찬탄파와 '전면전' 또는 '국지전'?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왼쪽)과 조경태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월24일 MBN '뉴스와이드'에서 "(한 전 대표가) 원내에 계신다면 아무래도 원내 의원들과 더 많이 소통할 것이고 또 원내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가 좀 더 낫다"며 "원외에 있다 보면 그런 역할을 하기가 좀 힘들다. 그런 한계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들의 전쟁은 쟁점별로 또는 사안별로 논쟁이 벌어지는 '국지전'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장 대표 지도부가 한두 의원을 시범적으로 징계한 뒤 다른 의원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지도부 방침에 정면으로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수준'에서 언론의 자유를 누리도록 두는 것이다. 

한동훈계 쪽에서 전면전을 꺼릴 수도 있다. 전면전은 분당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들이 국민의힘을 벗어나는 순간 '정치 미아'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2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탈당 가능성이 대단히 낮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친한계 상당수가 비례대표기 때문에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고 지역구 의원도 현재 한 전 대표를 따라서 다음번 국회의원 공천이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그런 모험을 할 만한 상황이 안 된다"며 "당내 비주류로 버티면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 권력에 맞섰던 친박(박근혜)계처럼 국민에게 호소하고 결국 극우 지도부의 실수를 기다리며 당내 투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22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만약에 이런 시나리오에 들어가게 되면 분당의 주역이 돼야 할 텐데,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크다"며 "본인이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했고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던 분이다. 그런 측면에서 분당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분당 가능성을 높게 보는 쪽도 있다. 이는 주로 여당에서 나오는데 '희망사항'이 일부 포한된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제 한동훈 계열 모 인사를 만났는데 장동혁이 당대표가 되면 자기들은 탈당한다고 했다"며 "김문수·장동혁 후보 중 한 명이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국민의힘은 100% 분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용주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22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훨씬 오래전부터 국민의힘은 이번 전당대회가 끝나면 분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게 단순하게 어떤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견이 있어서 다양성 측면에 부딪히고 있는 주류와 비주류의 싸움이 아니라 헌법 바깥에 있는 주장들을 하는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접수하는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