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술보증기금이 마포구에 위치한 IT 및 미디어 산업클러스터를 비롯해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는데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벤처투자가 축소되고 있는 환경 속에서 최근 중소·벤처 전담 ‘국가연락관’ 지정된 점을 고려해 벤처기업 구원투수로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보증기금 스타트업 지원 강화, 김종호 벤처기업 구원투수 역할 키워

▲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왼쪽 네번 째)이 19일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에서 마포지점 개점식에 참여해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


21일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서울 특정 산업 중심지에 벤처기업 기술금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거점을 늘리고 있다.

기보 관계자는 "이전까지 서울 지역에 위치한 영업점 수가 상대적으로로 적었던 만큼 늘어나는 기술금융 지원 수요에 대응해 지점을 신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보는 이달 서울 서북부지역에 위치한 디지털미디어시티에는 마포 지점을 신설했다.

마포지점이 들어서는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는 IT 및 미디어 산업클러스터로 방송사와 미디어 기업, 문화콘텐츠 제작사 등이 밀집된 K-콘텐츠 산업의 중심지이다. 

또한 인근에 스타트업과 IT 기반 기술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우수한 교통망과 창업 인프라를 갖춰 첨단 기술기업 유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보는 이번 마포지점 개설을 통해 원거리 영업점을 이용해왔던 서울 서북부지역 중소벤처기업의 불편을 해소하고,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우수 벤처·창업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정책금융 수요에도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은 "마포지점이 위치한 지역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콘텐츠 산업과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유망 스타트업의 발전이 기대되는 곳"이라며 "기보는 앞으로 마포지점을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의 스케일업 및 질적 성장을 뒷받침하고 맞춤형 정책지원을 강화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기술보증기금의 전체 지점은 모두 99개이며 이 가운데 서울 지역에 위치한 지점은 11곳이다.

기보는 지난해부터 이달 현재까지 서울에서만 지점 3곳을 신설했다. 서울 지역에 점포를 늘린 것은 2008년 가산기술평가센터와 2019년 서울서부기술혁신센터를 개점한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마포지점에 앞서 지난해 1월에는 정보(IT)·생명공학(BT)·나노(NT)·녹색(GT) 등 첨단기술 중심 연구개발 단지로 조성된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강서지점을 신설했다. 그 뒤 지난해 9월에는 소셜벤처·패션문화·첨단기술의 중심지인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의 산업단지에 성수지점을 신설했다. 

성수동 산업단지는 서울시가 발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창업 지원 시설인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 신설이 예정돼 스타트업의 창업 허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됐다.  
 
최근 시장에서는 스타트업, 즉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기술금융 규모가 감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업력 3년 이내 초기기업 투자액은 지난해 1~3분기에 1조6천억 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 2조1천억 원보다 25% 줄었다.

기술신용대출 역시 잔액은 지난해 1월 306조1169억 원에서 올해 1월 302조2948억 원으로 감소했다. 건수도 지난해 1월 72만3590건에서 올해 1월 68만621건으로 감소했다.

스타트업의 금융 환경이 힘들어지고 있는 만큼 기보의 스타트업 및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기술금융과 혁신지원의 역할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기보는 지난해 '2024~2028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신성장 첨단산업 등 정부 중점지원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중소 벤처기업의 창업과 스케일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기본재산 확충 및 재정건전성 도모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

지난해 기보의 스타트업 혁신 지원에 대한 방향은 공기업 경영평가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기보의 경영평가 세부항목을 보면 "글로벌 유니콘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원체계를 개편하고 추가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한 노력이 긍정적"이라는 점이 거론됐다.

특히 기보는 지난해 12월 ‘제1호 벤처기업전문 지원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역할이 더욱 확대됐다. 국내 벤처기업 지원 제도 운영을 전담하게 됐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지원 전문기관은 벤처기업 성장촉진 지원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관련 전문인력, 전담조직, 사업 수행에 필요한 시설 등을 갖춘 기관, 법인, 단체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한다.

기보는 올해 1월 시무식에서 제1호 벤처기업지원 전문기관으로서 벤처제도 연구기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팩토링 체계를 개편하는 등 수요자 중심의 벤처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기보는 스타트업들의 성장과 세계 진출을 위해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부가 내놓은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기보는 신사업 진출 및 스케일업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 등을 집중 지원하는데 최대 200억 원의 특례보증 프로그램을 연다.

또한 기보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및 신용보증기금, 민간VC와 함께 '한국벤처투자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맡아 글로벌 창업‧벤처 거점 고도화 및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기술보증기금 스타트업 지원 강화, 김종호 벤처기업 구원투수 역할 키워

▲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들이 3월6일 국가연락관 위촉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


기보는 이번달 마곡산업단지 내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서울경제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코트라와는 아기유니콘 선정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아기유니콘 육성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와 기보가 추진하는 ‘글로벌 유니콘 프로젝트’의 첫 단계 사업이다. 혁신적인 사업모델과 성장성을 검증받은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경쟁력 있는 예비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으로 육성한다.

협약에 따라 기보가 아기유니콘 기업을 추천하면 코트라는 이 중 해외진출 가능성이 높은 20개 기업을 선정해 6개월간 해외진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김종호 이사장은 “기보는 글로벌 유니콘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성장 유망기업의 단계별 스케일업과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아기유니콘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투자유치 및 기술 제휴 등 성공적인 해외진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보는 한국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연구의 참여를 확대하는 역할도 맡으면서 해외에서의 역할도 커졌다.  

이번달 기보는 약 140조원이 투입되는 유럽연합의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의 중소·벤처기업 전담 '국가연락관' 기관으로 지정됐다.  

유럽연합이 운영하는 '국가연락관'은 세계 최대 다자간 연구혁신 프로그램 참여자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기보는 "앞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의 국제 연구·개발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기보는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평가 인프라를 활용해 우수 R&D 기업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 확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NCP 지정을 통해 중소·벤처기업 전담 지원기관으로서 국내기업의 글로벌 과제 연구 참여를 확대하고 글로벌 R&D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